국제기구들이 한국경제가 내년 3%대 성장을 통해 V자 경기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수출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인 탓에 경기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미국, 영국 등 한국의 수요수출국들의 내년 경제성장이 제로에 가깝게 전망되면서 세계경제회복 속도와 맞물려 우리경제도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경제전문가들은 25일 수출에 주력하면서도 내수 서비스 분야의 생산성을 증대시키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외의존 높은 한국, 과연 V자 회복할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24일 한국이 내년에 3.5% 성장하며 30개 회원국(평균 0.7% 성장) 중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다음달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2.5%로 예상하는 수정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같이 한국경제가 서서히 성장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단서는 달려있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수출의존형 한국경제는 세계경제 회복의 지연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KIET)은 최근 ‘2009년 경제·산업전망’을 내놓으면서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을 -2%선이 될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한국은행·삼성경제연구소(-2.4%), 한국개발연구원(-2.3%) 등과 비슷한 전망치다.
이같이 마이너스 성장 늪에 빠진 큰 이유는 바로 수출 악화다. KIET는 올해 수출(통관기준) 전망과 관련, 지난해 보다 18.5%나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전망치도 미국과 선진권 경제가 모두 -2∼3% 내외의 성장률을 보이며 두바이유가 배럴당 60달러대 중반에 머물 것을 가정하에 작성된 것이다. 때문에 유럽부도설 등의 악재가 겹친다면 한국의 하반기 경기는 불확실성이 증폭될 가능성도 있다.
◆내수시장,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육성해야
한국의 불안정한 상황과는 달리 인구·국토·경제규모 측면에서 대형국가들은 외부 충격과 관계없이 빠르게 경기회복을 하고 있다. 중국의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대비 6.1% 성장했다. 인도는 5.8%, 인도네시아도 4.4%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우리와 비교해볼 때 금융시장이 덜 개방됐고, 수출과 내수를 병행하는 경제구조다. 대외적 악재에서 국민경제를 보호하고 꾸준한 경제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선 내수와 수출의 불균형을 조속히 해결하고 내수 부문의 생산성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내수시장을 키우기 위해선 단기적으로는 일자리 창출을 통한 국민소득 신장을, 장기적으로는 교육·의료·IT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 “내수 부양을 위해 세금혜택을 주는 단기적 처방은 한계가 있다”며 “정규직들의 고용보호를 완화해 일자리 수를 실질적으로 늘리는 노동시장정책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특히 “장기적 관점에서 내수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의료나 유통, 금융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 등을 장기적으로 집중 육성해야 한다”며 “이들 산업은 내수뿐만 아니라 해외수출도 키우는 것이어서 정부의 일관된 정책추진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영선 국회 정무위원장(한나라당)도 “고양시에 금융 및 IT 융합기술의 중소·벤처기업의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해외투자 등이 활성화되면 그만큼 내수시장을 키우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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