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가 1400선을 오르내리며 은행권 주가지수연동예금(ELD)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3.0%대의 낮은 예금금리가 이어지면서 안전성과 수익성 동시에 추구하는 쪽으로 금융소비자들의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D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D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상위 200개 종목에 주로 투자해 일반 ELD 상품보다 안전하다. 또 주식에 투자하는 만큼 지수 상승기에는 수익성도 기대해 볼 만하다.
신한은행은 28일부터 '세이프 지수연동예금 9-8호'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9-8호란 올해 발매한 ELD 중 8번째 상품이란 의미. 지난 4월 3일 700억 한도로 내놓은 9-3호에 805억원의 자금을 몰리며 열흘만에 마감되는 등 인기가 좋자 지속적으로 ELD를 내놓고 있다. 5월 28일부터 6월 5일까지 판매한 7호는 신종자본증권과 모집일이 겹쳤음에도 22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농협도 지난 4월 판매한 '지수연동예금 09-1호'에도 215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농협이 지난해 판매하던 ELD상품이 건당 50억~100억원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판매량이 2~4배나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수익성과 안전성을 모두 갖췄다고 무턱대고 가입했다가는 오히려 예금에 든 것보다 못할 수도 있다. 증시상황 및 상품 구조에 따라 수익이 전혀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만기 도래한 주요 시중은행의 ELD 상품 10개 중 4개의 수익률이 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가지수가 폭락한 데 따른 것으로 그만큼 ELD도 수익률 리스크가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또 대부분의 ELD는 주가가 일정 구간에서 최고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설계한 낙아웃(Knock-Out)형이 많아 증시 상승과 고수익이라는 등호는 성립되지 않는다. 낙아웃형은 주가가 많이 오를 경우 오히려 수익률이 하락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ELD가 안전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상품 설계에 따라 일반 예금 수준의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면서 "가입 전 증시와 상품 설계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기예금은 해지시 별도의 수수료를 내지 않지만 ELD는 수수료 때문에 오히려 원금에서 손실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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