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융합된 2.5차 산업은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활성화된 융합 분야이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은 크게 제품에 서비스를 추가하는 ‘제품의 서비스화(Product Servitization)’와 서비스 강화를 위해 제품을 부가하는 ‘서비스의 제품화(Service Productizaion)’로 구분할 수 있다.
외국에서는 이미 이 같이 변형된 사업으로 성공한 사례들이 많다.
미국 애플사가 mp3기기인 아이팟을 위해 음악, 동영상서비스인 아이튠즈(iTunes)를 제공한 것과 카펫 제조업체인 인터페이스사가 카펫 판매 대신 서비스 요금을 받고 카펫 유지관리 서비스를 제공한 경우다.
서적 판매 서비스업체인 아마존사가 전자책(e-Book)의 시장확대 차원에서 전자책 리더기인 킨들을 출시한 것도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또 세계적인 웹(WEB) 검색 서비스업체인 구글이 자사의 검색서비스와 연동되는 안드로이드 폰을 출시, 검색서비스 시장점유율을 크게 높인 바 있다.
일본의 형광등 판매회사인 마츠시타의 경우 형광등 판매 대신 형광등 설치, 유지보수, 폐기처리 관리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비약적인 매출성장을 이뤘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크게 활성화 된 상태는 아니지만, 이 같은 발상의 전환으로 크게 성공한 사례가 있다.
정수기 회사인 웅진코웨이가 정수기를 판매하는 대신, 렌탈 및 정기점검 서비스를 제공해 국내 정수기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타이어 제조업체인 한국타이어가 타이어의 유지, 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티스테이션(T-Station)을 개설한 것도 이 같은 2.5차 산업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은 기업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저탄소 녹색성장을 실현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제품을 서비스 형태로 제공함으로써 제품에 대한 환경오염을 감소시키고, 제품의 이용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폐 형광등 처리 문제를 말끔히 없앤 일본의 마츠시타사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또 서비스 부문은 제품생산 부문에 비해 노동집약적이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효과도 높다.
웅진코웨이의 경우 정수기 렌탈 및 정기점검 서비스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신규 일자리로 1만2500여개를 창출했다.
서비스기업 입장에서도 제조업에서 확보된 생산성 향상 노하우를 서비스에 접목함으로써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
이처럼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부각되면서 이를 보다 체계적으로 연구∙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2일 서울 양재동 EL타워에서 삼성전자, LG전자, 일진전기, 유닉스전자 등 21개 기업 관계자들과 학계, 연구소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제조업과 서비스업 융합 확산을 위한 ‘지식서비스융합 포럼(Forum 2.5)’을 발족했다.
이 포럼은 크게 전기전자, 기계, 생활용품 등의 제조서비스분과와 금융, 유통 등의 서비스혁신분과로 구분·운영되며 앞으로 각 업종별 순회 세미나를 통해 서비스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연구·개발, 비즈니스 모델 및 제도개선 과제 등을 발굴∙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정부도 이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발굴 지원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지식경제부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융합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기업에 대해 기획 및 타당성 분석을 지원해주고 그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 지식, 문서 등은 체계적으로 정리해 업계에 공개∙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이같은 사업을 위해 지경부는 약 10억원의 예산을 책정해 둔 상태이다.
이와 관련 임채민 지경부 차관은 “서비스산업의 선진화와 경쟁력 제고가 중요한 화두로 논의되고 있는 시점에서 제조업과 서비스업 융합은 우리 산업구조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중요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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