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시중은행의 원화대출 증가액이 총수신 증가액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자금이 이동할 것을 대비해 유동성 확보에 신경을 기울였고, 경기 침체로 연체율 상승 등을 우려해 자금운용을 축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 등 5개 시중은행의 총수신 규모는 지난달 말 기준 616조6655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4조4548억원(2.4%) 늘었다.
지난해 동기(약 40조원)에 비해서는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규모지만,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심리가 퍼진 2분기부터는 4월 6072억원, 5월 2조6823억원, 6월 6조5177억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정기예금이 275조2146억원으로 17조2542억원(6.7%) 증가했고, 요구불예금도 148조1137억원으로 6조9035억원(4.9%) 늘었다.
하지만 양도성예금증서(CD)이 68조2123억원에서 1조9376억원(2.8%) 주는 등 시장성예금은 감소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10조8822억원(6.4%) 늘어난 180조4486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5조9396억원(4.9%)과 4조2694억원(3.0%) 증가했다.
반면 하나은행은 1320억원(0.1%) 감소했고, 외환은행도 6조5044억원(10.0%) 감소했다.
상반기 원화대출 증가액은 총수신 증가액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5개 시중은행의 원화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564조3403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7조1835억원(1.3%) 늘었다. 총수신 증가액 대비 7조2천713억원 적은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원화대출 증가액이 총수신 증가액을 7조원 가량 웃돈 것과 대비된다.
또 지난해 같은 기간 47조원이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연체율 상승 등을 우려한 은행들이 리스크관리에 치중, 기업대출을 축소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기업대출은 지난달 말 기준 284조6861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조8367억원(0.6%) 증가하는데 그쳤다. 5~6월에는 오히려 3조6714억원이나 감소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의 원화대출이 179조3785억원으로 5조251억원(2.9%) 증가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9487억원(0.8%)과 1조3190억원(1.0%) 늘었다.
하나은행은 8034억원(0.9%) 늘었지만, 외환은행은 9127억원(2.2%) 줄면서 상반기에 여수신 모두 감소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상반기 총수신의 절반만 대출로 운용한 것에 대해 은행들의 자금중개 기능 회복을 위한 당국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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