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매각 '닻' 올렸으나…암초 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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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7-0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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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그룹들이 구조조정을 위한 계열사 매각의 닻을 속속 올리고 있다.

그러나 작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직 투자 및 인수.합병(M&A)시장이 풀리지 않아, 대기업그룹의 군살빼기 작업이 매각 실사 등의 초기 단계부터 암초를 만나 고전하고 있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동부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계열사 매각에 나서면서 실질적인 대기업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화했다.

산업은행은 동부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인수를 요청한 동부메탈에 대한 실사 등의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우건설 매각 공동주간사인 산업은행은 또 지난주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첫 미팅을 갖고 이번 주부터 대우건설 실사에 돌입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동부메탈 인수를 위한 가격 협상을 지난달까지 매듭짓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아직 실사를 마치지 못했다. 산업은행과 동부그룹 간 동부메탈 매각 가격에 대한 이견이 커 실사와 가격 협상 과정에서 진통이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산은 관계자는 "실사 과정을 통해 가격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며 "일단 동부그룹 측에 실사에 대한 중간 점검 결과를 가격에 반영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금융계 안팎에서는 동부메탈의 매각 가치에 대해 동부그룹은 9천억~1조 원 이내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산업은행은 5천억~7천억 원 정도로 평가해 격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관계자는 "우리는 보수적으로 실사했기 때문에 가격 차이가 많이 날 수 있다"며 "양측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해서도 금호 측과 채권단이 아직 대우건설의 매각 방법 등에 대해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한 데다 가격 협상과 원매자 찾기 등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의 '지분 50%+1주'와 경영권을 일괄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금호 측은 재무적투자자 지분(39%)과 경영권 매각 방안에 무게를 두되 인수자 측의 요구에 따라 추가 지분 매각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은행(IB) 업계 고위 관계자는 "금호 측이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부닥쳐 대우건설을 팔기로 했기 때문에 협상과정에서 매각자보다 인수자가 우위에 서게 될 것"이라며 "금호가 원하는 가격에 사줄 원매자가 단기간에 나타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미 대우건설의 1순위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LG그룹도 인수 의향이 없다는 점을 밝힌 상태이다.

대우건설 노동조합도 "금호 측은 기업의 본질 가치 성장보다 외형 부풀리기 등을 통한 단기 차익실현만 추구하는 국내외 투기자본에 매각하는 것을 중지하고 대우건설 경영권에서 손을 떼야 한다"며 "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50%+1주'를 매각하는 방안이 낫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 매각 주간사들은 실사를 거쳐 이르면 내달 중 공고를 내 연내에 매각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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