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교포가 국내 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린 것은 부동산 가격 하락과 환율 급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적인 금융위기 여파로 연초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부동산 가격이 내려갔지만 해외 시장에 비해 국내 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자본이전수입액은 14억750만 달러로 1∼5월의 1981∼2007년 합계액의 2배에 이른다. 지난 2월의 3억3천50만 달러는 작년 같은 달의 2천180만 달러에 비해서는 15배나 된다.
한때 사회문제였던 재산반출도 줄었다. 지난 2007년 1∼5월에 12억9천50만 달러였던 재산반출은 올해 같은 기간에 4억3천640만 달러로 66.2% 감소했다.
한마디로 재외교포들이 반출하는 재산은 줄어들고 거꾸고 국내로 들여오는 규모는 커졌다.
이런 현상은 국내 부동산에 대한 투자 장점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해외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자 교포들이 국내 부동산의 잠재력을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올해 1~5월 원.달러 환율의 평균은 종가 기준으로 1달러당 1,368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979원에 비해 389원 급등했다.
재미교포가 6억 원짜리 아파트를 사는 데 작년 1~5월에는 약 61만3천 달러가 필요했지만, 올해 1~5월에는 43만9천 달러만 있으면 된다. 약 2억4천만원(17만4천 달러)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원.엔 환율도 올해 1~5월 100엔당 1,438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1원 급등해 재일교포들도 국내 시장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여건이다.
앞으로 원화 환율이 하락(원화가치 강세)하면 집값이 구매 당시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외환은행 이종면 해외고객센터 팀장은 "이전에는 국내 부동산에 대한 재외교포의 투자 수요가 별로 없었지만, 올해는 환율 급등과 부동산 가격 하락 여파로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주로 처분하기 수월한 강남권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 부동산 업계에서는 재외교포의 강남 부동산 매입 소식이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최근 강남 중심부에 매물로 나온 한 오피스 빌딩을 약 600억원에 사들인 사람도 재미교포 투자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투자자문회사인 저스트알 이종우 차장은 "재외교포 등을 중심으로 단독매입이나 지분매입 등의 형식으로 국내 부동산 투자를 타진하고 있다"며 "올 초 매물로 나온 한 대형빌딩의 인수 때만 해도 3~4군데만 매수 의사를 밝혔던 데 비해 최근 매물로 나온 또 다른 대형 빌딩은 20군데에서 매수의향서를 접수해 매도자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고 전했다.
국내 부동산 시장이 해외 부동산 시장보다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재외교포의 국내 부동산 투자 확대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신영에셋 홍순만 이사는 "예년에 비해 재미교포와 호주교포 위주로 300억~500억원 단위의 부동산 투자 자금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외국에 비해 빨리 안정화하면서 수익성이 좋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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