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위기 중소건설사 출구가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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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7-0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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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말부터 명예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난 직원이 35%됩니다. 연말까지 5% 직원이 추가로 회사를 떠냐야 하는데 새 직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으니 걱정입니다."(A중견건설사 인사담당)

#) "재건축 등 민간공사뿐 아니라 공공공사도 중견건설사의 참여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어요. 올해는 대형건설사들이 대거 관급공사로 돌아서면서 시공순위 100위 안쪽에 드는 중견사 조차 수주한 사업이 거의 없을 정도예요."(B중견건설사 공공공사 수주팀장) 
 
중견·중소 건설사 임직원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대다수 회사들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일부 건설사는 자산도 매각하고 있다.

건설업계가 양적팽창과 함께 난립하면서 출혈 경쟁구도가 형성된 것도 문제지만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생산 시스템 문제가 중견사의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원인이라고 이들은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조성이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매출 10년간 제자리걸음"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사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3년간 건설업체는 영업이익률이 12.9% 감소한 반면 부채비율은 오히려 51.2% 증가했다.

부도업체 수도 크게 늘어나 작년에는 전년(301개) 대비 47% 늘어난 443개가 문을 닫았다. 이 중 대다수는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소 건설업체들이다. 

중소건설사는 2002년 517개에서 2007년 말 1만943개로 양적측면에서는 급격히 증가했다. 반면 경영성과는 오히려 악화일로다. 2007년도 기준 중소건설사의 연 평균 매출액은 28억원. 대기업 평균 매출액 3984억원의 0.7%수준에 불과하다. 외환위기 이전까지만해도 평균 매출액은 50~60억원 수준이었으나 이후 30억원 수준으로 낮아진 뒤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수익성 역시 대기업에 비해 저조하다. 건설협회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2007년도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대기업이 6.9%인 반면 중견기업은 1.6%p 낮은 5.3%, 중소기업은 5.6%에 머물고 있다.  

◆"건설업 구조적 문제 해결해야"

대형건설사와 달리 중견·중소건설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경쟁구조 자체가 영역이나 조건 등에서 대기업이 유리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건설선진화 방안은 건설업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중견·중소건설사들이 자생력을 갖추는 것과는 무관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중견건설사들은 정부가 추진중인 '입·낙찰 심사기준의 변별력 강화' 방안에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공공공사 입찰 전에 참여회사를 심사하는 PQ제도와 관련해 신용등급, 기술력 등을 강화할 방침이다.

중견건설사들 한 임원은 "이 제도는 대형건설사에게만 참여자격이 생기는 것으로 다수의 중견건설사가 살아남기 힘들어진다"고 토로했다.

규모가 영세한 편인 전문건설업체도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공사의 업역구분 철폐 방안'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정부가 개정중인 이 제도는 현재 전문업체만 할 수 있는 하도급과 전문공사 원도급을 종합업체에 허용해 대형사간에 하도급이 가능해진다. 반대로 전문업자는 그동안 금지됐던 대형복합공사 직접 수주가 가능해지지만 실제 세부자격에서는 가능성이 적다. 

전문건설협회는 이에 대해 "문구상으로는 상호 문턱을 없애고 개방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전문업체는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권오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서는 단순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외형적 격차 축소가 아닌, 제도적인 환경의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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