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기 침체로 전 세계 기업들의 감원 바람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고령의 숙련된 노동자를 지키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최근 미국의 연방정부기관인 국립과학재단(NSF)의 조사 결과, 미국의 베테랑 노동자 중 40% 가량이 50세 이상 고령자로 나타났다며 배관공 등 기술적인 엔지니어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 에너지 컨설팅업체 케임브리지 에너지 리서치 어소시에이츠(CERA)는 오는 2011년 미국내 숙련된 엔지니어들이 7%에서 11%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외에도 독일, 일본의 산업 발전소의 경우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포춘에 따르면 독일계 글로벌 화학기업인 바스프(BASF)가 오늘날 불어닥친 위기에 맞서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으로 베테랑 노동자들을 유지하기 위한 활로를 열었다고 밝혔다. 지난 반세기 동안 910억 달러 규모의 연간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이 회사는 수십년간의 경력을 지닌 엔지니어를 비롯해 생산 관리자, 과학자 등 숙련된 노동자들을 보유하고 있다.
바스프의 독일 근로자들 대다수의 연령은 2020년까지 50세에서 65세에 이를 전망이다. 커트 벅 바스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신 또한 원기완성한 50세라며 노동 시장의 고령화 추세가 명백히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르트무트 랑 바스프 전략기획 실장은 "앞으로 10년이 중요한 고비"라면서 "3년전 노동자들의 수명과 생산력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바스프의 프로그램은 우선 노동자들의 건강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의사가 연구실과 공장을 직접 방문해 노동자 개인별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진료 및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바스프는 또 인간공학적 시설 구비를 목표로 삼고 있다. 랑 실장은 "바스프는 회사 내 모든 시설에 대해 인간공학적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공장에서는 경영진들이 고령 노동자들의 편의를 위해 인력을 젊은 노동자들과 적절히 배분하고 있다. 바스트 측은 "생산력 향상을 위한 조직 구성이 필요하다"며 "젊은 이들과 나이든 이들이 함께 팀을 구성해 이들 각각의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령의 베테랑 노동자들이 장기간 좋은 성과를 거둔다 하더라도 이들은 결국 회사를 떠나게 마련이다. 벅 CFO는 "엔지니어들이 후계자에게 지식과 기술을 전달해 주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바스프는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고령 노동자(멘토·mentor)가 지도와 조언을 통해 제자(멘티·mentee)의 실력과 잠재력을 키워주도록 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적 기술을 확실히 전수하기 위해 바스프는 고령 노동자들이 신규 노동자들과 지식을 나누는 모임을 마련하기도 했다.
포춘은 바스프가 고령 노동자들의 잠재력을 키워가는 한 이들의 노후는 보장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주경제=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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