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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후보군 중 유력후보였던 이종상 토지공사 사장 등 3명이 사퇴함에 따라 최재덕 주택공사 사장, 이지송 경복대 총장이 2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측된다.
총 21명이 후보자로 신청한 이번 사장공모에서는 면접대상자로 9명이 1차로 선정됐다. 하지만 이 사장을 비롯해 김병기 서울대 교수, 안복현 한영 회계법인 부회장 등 3명이 지난 17일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사퇴했다. 설립준비위원회는 나머지 6명을 인터뷰 한 뒤 5명을 통합준비위원회에 추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8월 개각과 맞물려 이번에 사장을 선임하지 못하고 재공모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누가되나.."출신 성분이 중요해?"
현재로선 청와대가 통합공사 사장 선임 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가 관건이다. 우선 관료출신보다 민간기업 출신을 선호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초대사장 만큼은 관료출신을 배제키로 청와대가 원칙을 세웠다고 이야기하면서 이지송 총장의 선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총장은 전 현대건설 사장을 역임했다.
이종상 사장과 전 재정경제부 기획관리실장을 지낸 김 교수도 이 사실을 알고 사퇴했다는 후문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사장은 현대건설 사장 출신인 MB와의 친분 때문에 이전에도 국토해양부 장관, 국토부 산하 공기업 사장 등에 매번 이름이 오르내리곤 했다.
반면 두 거대 공기업을 통합하는데 출신성분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기준점은 전문가로서의 역량와 리더십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는 최재덕 사장을 유력후보로 꼽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그는 국토부 차관, 주공 현 사장 등을 역임하며 주택분야 전문가로 통하는데다 내부 정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수도 있다. 바로 8월 개각설이다. 개각에 맞춰 현재 통합공사 후보자 중 국토해양부 장관 내정자가 나오거나 국토부 차관급이 통합사장으로 유력해질 경우 재공모가 불가피해진다.
이와 관련 이종상 사장이 후보군에서 사퇴한 것도 8월 개각과 맞물려 어떤 제안을 받은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모 공기업 임원은 "초대사장은 주공과 토공 임직원의 장래가 걸려있는 위치인데, 이 사장이 경쟁이 치열하다는 이유만으로 사장후보에서 사퇴하겠느냐"며 8월 개각설과의 연관성을 제기했다.
◆통합공사 사장이 뭐길래..왜 뜨겁나
그렇다면 하나의 공기업 사장 자리를 놓고 왜 이렇게 경쟁이 치열할까. 또 언론은 왜 이렇게 앞다퉈 뉴스를 내보내는 것일까.
이유를 꼽으라면 가장 먼저 두 공기업 임직원의 생존문제를 들 수 있다. 토지주택공사는 주택공사와 토지공사가 통합해 만들어지는 공사인 만큼 자산규모 105조원, 임직원 수 7376명이 된다. 거대 공기업이 탄생하는 것이다.
결국 통합공사 출범으로 조직 및 업무 등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그동안 두 공기업은 업무중복, 과다한 부채비율, 거대 인력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따라서 누가 통합공사 사장이 돼 우위를 점하느냐는 어쩌면 두 공기업의 생존이 달린 문제일 수 있다.
이로 인해 통합공사 사장 경쟁에 가장 먼저 불씨를 키운 것은 주공과 토공 노조를 비롯한 임직원들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상도와 전라도 지역주민들의 관심도도 통합공사 사장 후보 경쟁을 뜨겁게 한 이유다. 당초 토공은 전북 혁신도시인 전주로, 주공은 경남 혁신도시인 진주로 가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두 공기업을 통합하기로 하면서 토지주택공사 유치여부가 이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문제가 됐다. 이는 통합공사 사장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서다.
토지주택공사 사장이 되는 것은 후보자 개개인에게도 명예로운 일이다. 거대 공기업 초대사장에 자신의 이름이 걸린다는 역사적 사실뿐 아니라 향후 국토부 장관, 또는 정치계 진출에 있어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17일 통합준비위원회에 명단이 제출된 5명은 최재덕 사장, 이지송 총장, 조우현 전 건설교통부 차관, 노태욱 전 LIG건설 사장, 박종남 전 GS건설 전무 등으로 알려졌다.
준비위는 오는 22일 이 중 3명을 압축해 청와대에 보고하고 3주간의 검증절차를 거쳐 8월 중순 사장을 최종 선임할 계획이다.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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