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CEO 열 명중 7명가량이 은퇴 후 무엇을 할지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준비가 안 돼 있다는 경우도 40%에 달했다.
세계경영연구원은 지난 15일부터 일주일간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 105명을 대상으로 ‘CEO 그 이후, 내 인생의 후반전은?’ 이라는 주제로 설문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40%는 ‘원하는 것이 있으나 따로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고, 27%는 ‘아직 특별한 계획이나 준비가 없다’고 답했다. 67%가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말이다. 반면 33%는 은퇴 후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준비하고 있었다.
CEO들이 은퇴 준비를 제대로 못하는 원인은 ‘너무 바빠서(29%)’, ‘은퇴 계획에 대한 구체적, 전문적인 정보가 부족해서(26%)’ 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직 은퇴가 멀어서(24%)’,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11%)’ 은퇴 준비를 하지 못한 CEO들도 있었다.
은퇴 시기에 대해 CEO들은 87%가 60세 이후라고 답했다. ‘70세 이후에 은퇴하겠다’는 답도 23%에 이르렀다. 2%는 아예 ‘은퇴할 생각이 없다’고 답해 열정을 과시했다.
은퇴 후 생활만족도를 높여줄 최우선 요소로는 건강(45%)과 경제적 안정(27%)이 꼽혔다. 이밖에 ‘꾸준한 사회활동(14%)’이나 ‘가족과의 유대(8%)’, ‘친구, 동료와의 교류(6%)’등이 거론됐다.
하지만 40%는 은퇴를 위한 경제적 준비가 안 돼 있었다. 조사결과 CEO 10명 중 6명은 경제적 준비를 잘 해둔 반면 4명은 경제적 준비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은퇴 후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은 ‘건강에 대한 염려와 나이 듦에 대한 두려움(34%)’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0%는 ‘특별히 걱정되는 일이 없다’고 답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은퇴 후 가장 하고싶은 일은 ‘봉사 및 자선활동’과 ‘국내외 여행, 취미활동, 귀향 등 휴식’이 각각 32%로 나타났다. 24%의 CEO들은 ‘후배 CEO, 학생,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한 강연, 저술, 코칭, 멘토링 등의 활동’을 주로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일과 퇴직 후에 대한 예상을 물은 결과 CEO 44%는 퇴직 후에도 ‘지금과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금보다 더 행복할 것’, ‘지금보다 덜 행복할 것’이라는 답은 각각 24%였다.
이번 설문은 제조, 서비스, 금융, 유통, IT통신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했다. 매출규모도 300억 원 미만에서 2조원 이상까지 다양했다.
아주경제=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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