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질주하고 있다.
출범 8년 11개월 동안 지속적인 판매 신장을 기록하고, 타깃 세그먼트에서 안정적인 점유율을 차지,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여기에 7월 출시한 뉴 SM3의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준중형차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글로벌 불황에 완성차 업체들이 어려움을 토로하는 시기에 뚜렷한 성과를 내는 이면에는 ‘르노삼성자동차’로 새롭게 태어나면서 다듬어진 그들만의 성공 철학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혁신적인 기업 문화’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본관 전경/르노삼성차 제공 |
르노삼성차는 프랑스의 르노, 일본의 닛산, 한국의 삼성자동차가 뭉쳐 만들어진 다국적기업이다. 그러나 이는 태생적 측면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이질적이고 상이한 세 나라의 경영 마인드와 기업 문화가 융합되어 또 하나의 기업 문화를 창출한 다국적 기업이라는 말이다.
한국 삼성의 우수한 인적 자원, 프랑스 르노의 혁신적인 경영 마인드, 일본 닛산의 기술 경쟁력이 접목된 조직이다. 현재 르노삼성차 임직원은 7600여명(2008년 말 기준). 이중에는 삼성자동차 출범 당시 삼성그룹에서 뽑혀진 정예 멤버들이 있다. 또한 출범 이후 새롭게 고용된 5500여명은 르노 경영진과 닛산 기술자와 함께 국경과 문화를 초월해 한 목소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무노조 원칙이 만들어진 곳도 르노삼성차 뿐이다. 때문에 노사 대립이나 파업을 찾아 볼 수가 없다. 회사와 직원들 간의 신뢰가 깊다는 말이다.
또한 양적 팽창과 빠른 성장을 추구하는 한국적 경영 방식 대신 완벽한 계획과 질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프랑스의 기업 문화가 정서를 접목시켰다. 그 결과 효율성과 책임 분배를 통한 원활한 소통이 구축, 조직 혁신과 빠른 의사 결정을 가져왔다.
특히 전 부서가 수평적인 관계에서 자유로운 의사 토론을 하는 크로스 기능, 역할 분할과 전문가를 활용하는 아웃 소싱 운영,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를 통한 부품 공동 구매 망 이용, 철저한 재무 관리를 위한 엄격한 재무 관리 시스템 도입 등은 르노삼성차가 새로운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발판이 됐다.
또한 닛산의 기술력을 받아들여 제품력을 강화하는 밑받침으로 삼고 있다. 르노삼성차의 전신인 삼성차 시절 전례 없던 6개월 간 3000명이 일본 닛산에서 산업연수를 했다. 이를 통해 습득한 선진기술과 철저한 품질관리 체계로 인해 현재 부산공장에서 나사 하나를 조이는데도 철저하게 적용되고 있다.
이는 르노삼성차가 한국, 프랑스, 일본의 세 나라간 상이한 경영 마인드와 기업 문화, 기술력을 융합시킨 결과다. 물론, 자동차 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과 우수한 노동력, 부산 지역의 지지 정서 등이 밑받침이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닛산의 기술력과 르노의 전통 및 한국의 우수한 인력이 조화를 이룬 르노삼성차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주경제=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