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정세균 2기 체제' 구축에 나섬에 따라 인선구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지도부내 의견수렴과 후보자 접촉을 통해 인선을 매듭짓고 이르면 이번주 초 제2기 체제를 출범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고위당직자는 3일 “주요당직자들이 집단으로 사의를 표명한만큼 하루빨리 후속 인선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정 대표는 조만간 대변인을 포함한 당직인선을 완료하고 미디어법 원천무효화를 위한 전국순회 투쟁에 전념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이 미디어법 강행처리로 원외투쟁에 몰입하고 있는 만큼 이미 사퇴 의사를 표명한 일부 당직자만 새로 인선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투쟁국면에서는 연속성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한 관계자는 “유능한 야당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이번 인사는 보완적인 성격 차원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사의를 표명한 박병석 정책위의장과 박선숙 홍보미디어위원장, 김유정 대변인이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미경 사무총장과 노영민 대변인, 강기정 비서실장, 윤호중 전략기획위원장은 유임될 것으로 전해졌다.
신임 정책위의장으로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전병헌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고 정보통신부 차관 출신이자 충청권 인사인 변재일 의원과 국세청장,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낸 이용섭 의원 등이 주요 당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특히 김유정 대변인의 자리를 이을 마땅한 여성 대변인 후보를 찾을 수 없어 장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남녀 각 1명씩 공동 대변인을 맡는 현행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것이 당내 방침이었지만 이를 지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민주당 소속 여성 의원 12명 가운데 이미경 조배숙 추미애 박영선 의원 등 중진급을 제외한 최영희 김상희 의원 등을 후보로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 의원과 김 의원은 초선임에도 각각 59세와 55세의 적지 않은 나이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3년 당시 64세였던 김성순 의원이 대변인을 맡은 선례가 있지만, 한나라당의 남녀 대변인이 모두 40대의 젊은 이미지라는 점이기 때문에 부담이 따른다는 해석이다.
당내 일각에선 김유정 대변인을 유임시키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지만, 김 대변인 스스로 사퇴의사가 분명하다. 이에 따라 남녀 대변인 체제를 포기하자는 주장도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재야 친노(親盧) 세력을 대표하는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영입 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문 전 실장 영입을 성사시켜야 향후 민주당이 정국을 헤쳐나갈 전략을 마련하는 데에도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일단 민주당은 문 전 실장이 입당할 경우 최근 구체화 움직임을 띠고 있는 친노 신당파의 창당론에 어느 정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이 내건 대통합론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문 전 실장의 입당은 민주당의 전국정당화 목표 달성에도 적지 않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n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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