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금호석화 전 회장 "법적조치 강구하겠다"

박찬구 전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자신에 대한 그룹 차원의 해임 조치에 대해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일 오전 박 전 회장은 해임된지 일주일만에 침묵을 깨고 금호석유화학 사내게시판에 '금호그룹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그룹 측의 주장을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회사측은 박찬구 전 회장이 쓴 글에 파문이 일자 오전 11시경 이 글을 삭제했다.

박 전 회장은 자신에 대한 해임건에 대해 "박삼구회장이 불법적으로 이사회를 소집한 다음, 의안을 주요 경영현안이라고 통보했다가 막상 이사회 석상에서는 저의 해임안을 기습적으로 상정했다"며 "또 투표용지에 이사 각자의 이름을 적도록 함으로써 회장의 지위에 기한 압력을 행사해 해임안을 가결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대해 적절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박찬구 전 회장은 최근 전 재산을 들여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추가 취득한 이유에 대해 "풋백 옵션 등에 따른 유동성위기가 금호석유화학에 급속히 파급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보다 독립적으로 회사를 경영할 필요성이 크다는 절박함 속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그는 박삼구 회장과 유동성 위기 해결방법에 상반된 견해를 가지고 있어 갈등의 시발점으로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박 전 회장은 "박삼구회장은 인수 회사들의 재매각을 꺼리면서 지금의 천문학적 손실을 누적시켰을 뿐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마련 보다는 계열사간 내부거래 및 그룹 자산 매각 등에만 매달렸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박삼구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상무 등이 금호석유화학 주식 매입자금을 마련키위해 금호렌터카와 금호개발상사에 금호산업 주식을 340억원에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금호렌터카는 이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법인인데 어떻게 대주주로부터 170억원이 넘는 계열사 주식을 매입했고, 금호개발상사가 30억원을 차입하면서까지 150여억원의 주식을 매입했는지 의문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삼구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퇴진한다고 하면서도 법적 실체가 없는 상징적 직위에 불과한 그룹회장직에서만 물러난다고 하였을 뿐, 금호석유화학 등 5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하는 것은 현재의 위기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일시적 방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한 "박삼구회장은 상징적 의미에 불과한 그룹회장직만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경영실패에 따른 책임을 지고 마땅히 각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을 비롯한 경영 일선에서 실질적으로 완전히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강한 주장을 펼쳤다.

아주경제= 이미경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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