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아시아나 형제의 난 '진흙탕 싸움'으로 가나

금호아시아나 그룹 '형제의 난' 이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05년 고 박성용 회장의 49재에 참석한 박삼구 명예회장(가운데)과 박찬구 전 회장(오른쪽)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형제의 난'이 법적분쟁으로 이어지며 이전투구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찬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석유화학부문 회장은 3일 사내 홈페이지에 자신에 대한 그룹 차원의 해임 과정과 그간에 제기됐던 갈등 요인에 대해 설명하고 이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박 전 회장은 박삼구 명예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상무가 금호석유화학 주식 매입대금을 마무리 하기 위해 금호산업 주식을 계열사에 불법으로 매각했다고 폭로해 파문을 예고했다.

이처럼 박 전 회장이 법정 대응을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두 형제 간의  법정다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전 회장은 박삼구 전 회장이 불법적으로 이사회를 소집, 자신을 금호석유화학이사회에서 해임한 과정에 대해 그룹 측과는 다른 주장을 펼쳤다.

그는 "처음에 이사회를 소집하기 위해 이사회 의안을 주요 경영 현안이라고 통보했다가 이사회에서 자신의 해임안을 기습적으로 상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또 그는 투표용지에 이사가 각자의 이름을 적도록 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해임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즉, 박삼구 명예회장이 사실상 공개 투표를 통해 이사들이 자신들의 의지와는 다른 결정을 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박 전 회장이 법적 대응을 시사한 부분은 자신을 해임하기 위한 이사회 소집과 의결 과정, 조카인 박세창 상무의 주식 매입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그룹측의 주장은 최근 이같은 의견과 상반된 주장을 펼친바 있다.

박 명예회장과 박찬법 신임 회장도 최근 기자들에게 "박찬구 전 화학부문 회장 해임은 이사회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결정된 것"이라며 "법적 분쟁 가능성이 없음"을 강조했다.

또 박찬구 전 회장은 대우건설 문제로 파생된 그룹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박삼구 회장측이 금호석화 등 알짜 계열사들의 지원을 통해 해결하려는 시도를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박 전 회장의 주장은 박삼구 회장은 물론 주주들에게 금호석화에 대한계열 분리를 요구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박찬구 전 회장은 대우건설, 대한통운 인수 등을 통해 그룹내 상당수 계열사들이 재무적 부담과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속에서도 금호석유화학을 안정적인 기업으로 유지시킬 수 있도록 하는데 자신이 상당한 노력을 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3일 서울고속버스터미날 매각 입찰과 관련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인 '코아에프지㈜'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현대백화점을 차순위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서울고속버스터미날 지분 148만6천236주(지분율 38.74%) 전량을 매각하는 것으로 매각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오는 18일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박찬법 그룹회장 체제로 전환된 그룹의 구조조정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미경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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