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갈망에 허덕이는 현대인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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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0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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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탈로스는 제우스로 부터 갈망에 시달리는 형벌을 받아 눈앞의 물을 보면서도 마시지 못하는 영원한 갈증과 기갈에 시달리는 형벌에 허덕이는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이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고달픈 삶은 제목이 갖는 의미가 상징하는 바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여주인공 혜미는 잡지사 여기자이자 출중한 매력을 지닌 인물이지만 생을 마감하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나’로 등장하는 30대의 노총각은 대박을 꿈꾸며 주식에 투자하지만 결국 재산을 탕진하고 만다. 이방인인 토마스와 안토니오는 새로운 삶을 찾아 타국을 헤메지만 마약에 의존해 살아간다.

기자 출신이자 현재 한국정보보호진흥원 수석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가 본 사이버 세상은 남다르다. 그는 “현대 사회에 만연하게 나타나는 자살 광풍이 왜 일어나게 됐는지에 주목해 이 글을 쓰게 됐다”고 설명한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편리한 삶을 영위하는 현대인들이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됐는지를 추적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작품 속 세계는 현실과 기묘하게 연결된다. 故장자연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과 가수 유니의 자살사건은 작품 속 인물들이 고민하고 선택한 결과와 맞닿아 있다.

작가는 “현대 사회는 인터넷 기술이 일궈낸 디스토피아라고 할 수 있다. IP주소가 붙어 있지 않은 곳을 찾기 힘든 디지털 시대는 조지오웰의 빅브라더(big brother) 시대가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 제목에는 ‘꿈’이라는 단어가 사용됐다. 과연 현대인들에게도 마음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것이 바로 종교가 아닐까한다. 종교가 없다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명상이 될 수도 있다”고 답했다.

끝내 죽음을 택하는 혜미는 말한다. “인생의 의지도 무수한 도토리를 전화 결제하듯이 재충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사이버 세상에서는 가능한 일일지 모르지만 현실에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그 무엇이 안타깝게 전해온다.

아주경제= 정진희 기자 snowwa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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