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대책 홍보 나섰지만...맞춤법 틀리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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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05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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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론' 언급 이후 적극적인 서민 대책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한글 맞춤법에 어긋나는 홍보 문구를 사용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4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일 주말을 맞아 세종로청사와 과천청사 대전청사 등 3개 종합청사에 '서민을 따뜻하게 중산층을 두텁게' 라는 가로 15m, 세로 1m 크기의 대형 입간판을 걸었다.

이와는 별도로 4호선 지하철 과천정부청사역 앞에는 높이 15m짜리 입간판도 설치됐다.

이번 간판은 지난달 15일 문화부 주최 아래 9개 주요부처 홍보기획관이 머리를 맞댄 끝에 나온 아이디어다.

재정부 한 관계자는 "각 부처의 홍보담당관들이 적은 비용으로 광고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라며 "이 문구로 지속적인 광고를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홍보 입감판에 적힌 문구가 맞춤법에 어긋나면서 빛이 바래고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두텁다'는 뜻은 '신의, 믿음, 관계, 인정 따위가 굳고 깊다'라는 뜻으로 주로 사람의 주관적인 감정이나 감각에 사용된다.

예를 들어 '신앙이 두텁다','친분이 두텁다','정이 두텁다' 등이다.

따라서 중산층에 어울리는 말은 '두텁다'가 아니라 '두껍다'로 써야 한다.

'두껍다'라는 단어는 '층을 이루는 사물의 높이나 집단의 규모가 보통의 정도보다 크다.'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예를 들면, '고객층이 두껍다', '지지층이 두껍다' 등이다. 이에 따라 중산층을 표현하고자 할 경우에도 '두껍다'로 사용하는 것이 옳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정부의 의미가 중산층과의 신의나 관계를 두텁게 하는 게 아니고 중산층의 두께를 뜻한다면 '두껍다'로 써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어에서는 '두텁다'는 표현을 남한의 '두껍다'는 의미로 쓰인다.

이에 대해 재정부 관계자는 "어법에 맞는지 다시 한번 살펴본 후, 수정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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