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전망은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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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0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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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이후 1350~1450포인트 이내의 좁은 범위 내에서 지리한 횡보를 지속하던 코스피는 2분기 기업실적이 발표되면서부터 가파르게 상승하더니 7월 증시는 1557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는 올해 3월 저점 대비 무려 57%나 상승한 수준이다. 7월1일부터 7월14까지 단지 6300억원을 매수했던 외국인 투자가들은 기업실적이 시작된 7월15부터 7월31일까지는 무려 5조2000억원의 주식을 쓸어 담았다. 투자가들은 2분기 기업실적을 통해서 무엇을 보았길래 이토록 증시에 강한 신뢰감을 갖게 된 것일까?

미국을 위시한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돈을 벌기 시작했다. 한 때 부동산 폭락에 따른 부실채권으로 부도위기에 내몰렸던 이들 금융기관들이 정부의 부실채권인수와 자금지원으로 인해 겨우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는가 싶더니 어느덧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금융기관 실적에 대한 시장 반응은 뜨거워서, MSCI기준  전세계 금융업종은 평균대비 20% 초과 상승했다. 한국시장에서도 7월 한 달 동안 상승 폭이 가장 큰 업종이 바로 은행이다. 은행업종은 한달 간 무려 19.5%, 코스피 대비 2배나 상승했다. 이번 경기침체의 핵심이었던 금융위기는 더 이상 시장의 우려가 아니다.

2분기 기업실적 뚜껑을 열어보니 기업들의 매출액은 예상치보다 크게 늘어나진 않았지만, 영업이익은 예상 밖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바로 원자재가 하락과 환율 효과다. 주로 원자재를 수입하여 자본재와 소비재를 만들어내는 한국의 경제구조 하에서 기업들은 하락한 원자재 가격 덕분에 제품 판매마진을 확대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수출기업은 환율이 상승하면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제품가격을 낮췄지만 증가한 시장점유율로서 이를 상쇄하고도 남았다. 한국의 주력 수출업체인 핸드폰, LCD(발광다이오드), 자동차 기업들은 이번 경기 침체기에 경쟁국 시장을 잠식하면서 매출 확대를 꾀할 수 있었다.

국내기업이 수혜를 본 낮은 원자재 가격과 고환율 효과가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왜냐하면 경기가 회복될수록 수요가 늘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것이고, 한국기업이 해외에서 수익을 많이 낼수록 국내로의 외화유입이 많아서 환율은 점차 하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효과를 상쇄할 수 있는 것은 글로벌 최종수요 회복과 그에 따른 기업 매출 증대이다.

3분기 최종수요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다. 우선 최대 수요처인 미국가계 상황이 점점 나아질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 가계는 소비보다 저축에 주력해 왔다. 직장에서 해고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부동산 관련 부채 상환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경제동향은 이러한 문제 해결에 긍정적이다. 점차 미국 주택경기와 고용시장이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6월부터 신규주택공급이 증가했다. 주택가격도 전월 대비 소폭이지만 상승했다. 실업자수도 감소추이에 있다. 게다가 미국 정부는 세금을 대폭 감면하면서 미국 가계 소비여력을 확대시켜주고 있다.

중국 소비부양정책도 한국기업에게는 호재다. 중국은 올해 2월부터 내수부양을 위한 ‘가전제품 하향 정책’을 실시한 바 있는데 이에 따라 한국 IT제품에 대한 중국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하반기에는 자동차 및 가전제품에 대한 교체 구매 정책(이구환신)이 본격화 된다. 이구환신은 가전하향에 비해 제품별 가격 상한도 없고 이미 보급된 제품에 대한 교체수요도 더 크기 때문에 고가제품을 생산하는 한국기업들에게 더 큰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최근 국내증시에서는 원금을 회복한 펀드투자자들의 환매 물량을 외국인 투자가들이 담아가고 있는 형국이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왜 한국증시 비중을 늘리는 것일까? 한국기업들의 수익증가율이 선진국 혹은 이머징국가의 수익증가율을 훨씬 더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외국인 투자가들의 한국증시 투자비중은 중립비중 이하다. 결국 앞으로도 더 살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동성에 큰 흐름을 결정할 금융정책 중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경기부양을 위해 과도한 유동성을 공급했으니 풀린 돈이 과도한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기 전에 환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출구전략의 실행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 아직 글로벌 경제는 생산능력에 비해 소비여력이 적어서 인플레 압력이 높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출구전략 실행은 내년도 2분기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국내 증시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 미국 경기 침체가 마무리되며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확산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수출비중이 큰 국내경제 특성상 국내기업들의 이익신장세가 이어질 것이다. 또한, 정부의 유동성 축소 정책시행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 국내주식 순매수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서용원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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