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펀드' 소송에 엇갈린 판결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 파생상품펀드인 '파워인컴펀드' 판매사에 불완전판매 책임을 물어 일부 손해액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던 법원이 한 달 만에 유사 소송에서 반대 취지의 판결을 내려 상급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이성철 부장판사)는 파생상품펀드인 '파워인컴펀드'에 투자했다 손실을 본 Y시민장학회가 판매사인 우리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가 거액의 장학기금을 운영하는 법인으로서 원금손실 위험이 없는 상품을 선택하는 등 고도의 주의의무가 있었는데도 이사장이 이사회 승인 없이 펀드에 투자한 데다, 파워인컴펀드가 분산투자로 위험성을 최소화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었지만 미국발 금융위기로 손실이 발생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거래신청서나 통장에 '실적배당상품으로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기재됐고, 가입확인서에 '충분한 설명을 들었다'는 원고의 서명ㆍ날인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가 투자자 보호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Y시민장학회는 2005년 11월 우리은행 직원의 안내로 22억원을 파워인컴펀드에 투자했다 손실이 발생하자, 작년 9월 환매해 10억9천만원을 찾고서 은행에 손해액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이 판결은 지난 6월 말 같은 법원의 민사합의18부(이병로 부장판사)의 결론과 상이하다.

당시 재판부는 파워인컴펀드로 손실을 본 김모씨 등 6명이 우리은행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손해액의 45%를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재판부는 "고도의 위험이 존재하는 장외파생상품인데도 판매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은행 직원들이 '한국이 망하지 않는 한 원금이 보장된다'고 말하며 경험 없는 보수적 성향의 투자자들에게 펀드를 권해 투자자 보호의무를 위반한 점이 인정된다"라고 판시했다.

파워인컴펀드는 미국과 유럽의 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6년 만기 상품으로, 3개월마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1.2%포인트'의 금리를 지급하는 안정적인 수익상품으로 소개되면서 2300여명에게 1700억원 이상 팔렸다.

하지만,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로 설계된 이 상품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자 무더기로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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