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맞아 항공, 여행, 숙박업계가 모처럼 '제주 특수'를 누리고 있다.
경기 침체로 해외여행을 포기한 대기 수요자들이 국내에서 그나마 '해외 기분'을 낼 수 있는 제주를 많이 찾는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승객들의 수요에 맞춰 10월 말까지 김포~제주 노선에 총 8만6천여석을 추가로 공급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의 7월 김포~제주 노선 탑승률은 7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포인트 높아졌고, 8월 들어서도 5일까지 탑승률이 지난해 동기보다 4% 포인트 증가한 93%를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8월에만 김포~제주 노선에서 42편, 인천~제주 노선에서 17편을 추가 투입하고 9~10월에도 계속해서 좌석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도 8월의 제주 노선 탑승률이 86.7%로, 3% 포인트가량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가을 성수기인 9~10월에도 학생을 포함한 일반인 단체 고객들이 제주도를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해 좌석 공급량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제주지역의 각종 콘도나 특급 호텔에도 가족 단위의 투숙객들로 붐비고 있다.
제주 롯데호텔의 7월 객실 예약률은 94%로 작년보다 11%포인트 높아졌고, 8월 예약률도 93%로 작년보다 7%포인트 늘었다.
롯데호텔은 70∼80%의 비중을 차지하는 가족 단위 투숙객을 위해 컴퓨터 게임과 도서관, 휴게실 등이 갖춰진 '키즈 월드'를 마련했다.
제주 신라호텔도 이달 객실 예약률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7월 말부터 8월 초 사이에는 객실을 100% 판매했고, 야외 수영장 등 부대시설을 자정까지 연장해서 운영하고 있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해외여행을 포기한 소비층이 제주를 선택하고 있다"면서 "해외여행의 소비 여력이 있는 고객은 제주를 선택했을 때 특급호텔 상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여행사들은 피서객들을 겨냥해 차별화한 제주 여행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모두투어는 소비자 입맛에 맞춰 패키지 상품 50개 외에 항공.숙박권을 묶은 에어텔 상품 22개, 펜션상품 18개 등 총 100여 개의 제주 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모두투어는 또 주로 김포에서 제주로 출발하던 이전의 상품과 달리 부산, 대구, 광주, 청주공항 등 전국에서 출발하는 상품을 내놓았다.
자유투어는 석양과 함께 제주의 절경인 주상절리를 배경으로 선상 와인파티를 즐길 수 있는 '럭셔리'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가족과 연인 단위의 휴가객들이 몰리면서 제주 지역의 렌터카 업계는 특수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 주말 제주를 다녀온 직장인 이모(42) 씨는 "예약할 수 없을 정도로 제주지역 렌터카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며 "열 군데 넘게 전화하다가 포기하고 택시를 타고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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