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 등 소유상황보고'는 지난달에 63건, 이달에만 31건이 공시됐다. 이는 지난 5~6월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회사의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임원들이 대거 주식 매각에 나설 경우 주식시장에서는 해당 기업의 경영에 부정적인 요소가 있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이번 삼성전자 임원들의 스톡옵션 행사 역시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가가 고점에 올랐을 때 미리 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2%대까지 떨어졌던 외국인 지분 비율은 47%대를 회복했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 주가의 상승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인과 기관의 평가가 긍정적임에도 불구하고 유독 회사의 중추인 임원들만 매도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시제도가 바뀌면서 비등기임원의 주식매매 상황까지 공시하게 돼 그 횟수가 크게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 역시 “과거에도 삼성전자 임원들이 주가가 고점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해 매도에 나섰지만 주가가 추가로 큰 폭 상승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최근 삼성전자 임원들의 스톡옵션 매도에 대해 불필요한 억측이나 과민반응을 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재용 체제로 개편을 준비하면서 내년도 퇴진이 예상되는 일부 임원들이 회사를 그만두기 이전에 이익 실현에 나서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이건희 전 회장의 퇴진 이후 임원들의 스톡옵션 행사를 조절할 수 있는 장악력이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예년 인사에서는 인사단행 하루 이틀 전에야 임원 자신의 인사 내용을 알 수 있었다”며 “인사가 아직 수개월 남은 상황에서 퇴임을 예상하고 스톡옵션을 행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스톡옵션 행사는 임원 개개인의 재산권 행사인 만큼 이에 대한 회사 차원의 조율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최근 주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일부 현금자산이 필요한 임원들이 이익을 실현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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