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사프와 10세대 라인 합작 나서
-차세대 국제표준 경쟁 치열
-추가적인 고정 거래처 확보도 불투명
차세대 LCD 패널 생산라인 증설과 관련해 삼성전자의 고민이 더욱 커지고 있다.
2004년 소니와의 합작을 통해 S-LCD를 설립, 8세대 라인을 증설한 삼성전자는 소니와의 협력을 통해 8세대 혹은 11세대 라인 합작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소니가 샤프와 10세대 LCD 패널 생산공장에 투자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의 차세대 라인 증설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국제 표준 경쟁에서도 강력한 적수를 만나게 됐다. 삼성전자가 S-LCD를 통해 주도한 8세대 라인은 국제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들 일본 기업들이 10세대 라인 투자에 합의함으로써 차세대 라인으로 11세대를 준비해온 삼성전자와의 주도권 싸움이 예상된다.
때문에 소니를 향한 삼성전자의 러브콜도 강력해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6월과 지난달 하워드 스트링거 소니 회장과 잇달아 만난 것도 삼성전자와 소니의 협력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포석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 측이 소니에 LED TV의 핵심 부품 가운데 하나인 LED 패널 공급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양사의 협력관계 강화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소니가 삼성전자와 협력관계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S-LCD 설립 이전인 2004년 소니는 LCD TV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왔지만 2년 전부터 1위 자리를 삼성전자에게 내어줬다.
일본 업체들 사이에서 “소니가 삼성전자와 합작을 함으로써 경쟁국인 한국에 시장주도권을 내어줬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진 것도 소니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삼성전자는 소니와 차세대 협력이 미뤄지더라도 자체적으로 충분히 차세대 라인 증설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독자 라인 증설은 다음 세대 주요 거래처 확보를 장담할 수 없다.
소니는 S-LCD를 통해 LCD 패널 가운데 70%를 공급받아왔다. 그러나 필요 물량 가운데 일정 부분을 샤프와의 합작사에서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소니와 차세대 생산라인을 합작할 경우 추가적인 수요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삼성전자의 기대가 무산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니가 S-LCD로부터 공급받는 물량에는 변함이 없는 만큼 이들 업체의 합작이 삼성전자 LCD 패널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나머지 30%를 공급했던 대만 업체들이 곤경에 빠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삼성전자는 차세대 라인 신설을 위한 소니와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삼성 측은 “소니와 S-LCD 협력관계는 여전히 유효하며 당장 신규 라인 증설을 단독으로 진행한다 해도 이는 해당 사안에 국한된 것일 뿐, 소니와의 협력은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소니가 삼성전자와 협력해 추가적인 생산라인을 증설할 가능성 역시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에게 S-LCD는 5년 동안 차질없이 부품을 공급해온 중요한 공급처”라며 “샤프와의 합작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은 만큼 소니가 LCD 패널 수요와 자금 유동성 등을 고려해 삼성과의 협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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