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세에 찬물을 끼얹은 요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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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1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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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그동안의 환율 하락 기조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급락에 따른 반등, 글로벌 달러 강세, 국내외 증시 조정 가능성 등으로 환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원화 강세 요인이 크기 때문에 환율 하락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는데 무게를 싣고 있다. 하지만, 하락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0.4원 오른 1249.50원에 개장했다. 이후 상승폭이 둔화됐지만 이날 오전 124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31일 1228.50원으로 연저점을 경신한 뒤 이달 3일(1222.40원)과 4일(1218.00원) 3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갈아치우다가 하락 행진을 멈췄다.

이후 1주일 만에 30원 가까이 오르며 1240원대로 복귀했다.

최근 환율 상승은 역외 세력들이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이라는 큰 이벤트를 앞두고 그동안 팔아놓은 달러를 중립으로 맞추기 위해 역외 세력들이 달러를 다시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 글로벌 달러 강세에 편승해 아시아 통화를 조정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주 후반 미국의 7월 실업률이 개선된 것으로 나오면서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고, 글로벌 달러는 강세를 나타냈다.

한 나라의 경제가 튼튼하면 해당 국가의 통화는 강세를 나타내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 회복 신호가 나오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약화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냈었다. 그러다 이번에 다시 달러화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바뀌는 조짐이 나타난 것이다.

외환은행 김두현 차장은 "미국의 FOMC에서 금리 인상에 대한 암시가 나올 경우 달러는 강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환율이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과 전문가들은 환율이 단기적으로는 상승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하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했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달러 강세 요인보다는 원화 강세 요인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무역수지 개선,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자금 유입, 해외 주가 상승에 따른 해외펀드의 환헤지 물량 유입 등 달러 수급 측면에서 볼 때 여전히 달러가 공급 우위에 있다는 설명이다.

배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글로벌 기업에 대한 해외 시각이 좋아지고, 주가도 상승하고 있다"면서 "전체적으로 볼 때 자본 유입 요인이 유출 요인보다 많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산하 산은경제연구소도 보고서를 통해 경상수지 흑자와 자본수지 개선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4분기 중 1150원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 강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많다. 즉 평상시가 아닌 금융위기 하에서 미국 경제가 회복 기조를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약화할 가능성이 크고, 미국의 재정적자 등을 감안할 때 달러 약세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이 유럽이나 일본 등에 비해 금리 인상으로 대변되는 출구전략을 먼저 실행하면 일시적으로 달러는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의 하락 속도는 매우 느릴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환율은 석달 가까이 1220원 이상에서 박스권 흐름을 유지해왔다. 한때 1,210원대로 내려갔으나 곧바로 1,220원대로 복귀하는 등 1220원선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는 외환 당국이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악화 등을 우려해 환율 하락을 쉽게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시장에 깔렸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경제연구팀 서정훈 박사는 "외환 당국이 경제회복을 위해 무역수지의 '불황형 흑자'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외환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환율의 하루 변동폭이 금융위기 때보다 평균 5분의 1로 줄었다"면서 "하락 추세로 가더라도 1200원대 밑으로 쉽게 뚫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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