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 1억원 아파트를 10억원에 낙찰 받으면?

실수로 '0' 하나 더 붙이면 보증금 날라가

# 지난 11일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아파트 경매 현장. A씨는 이날 경기 군포 산본의 감정가 2억1000만원짜리 개나리아파트 85㎡가 마음에 들어 낙찰 받았다. 문제는 낙찰가. 실수로 입찰표 가격란에 '0'을 하나 더 붙여 감정가의 838.67%인 17억6120만을 써낸 것이다.

# 서울 강남 개포동에 사는 주부 B씨도 같은 경험을 했다. 지난 10일 B씨는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성동구 금호동 브라운스톤 105㎡(감정가 6억원)을 5억7125만원에 낙찰받으려다 실수로 57억1250만원을 적어냈다. 결국 매수를 포기해 보증금을 손해봤다.

최근 주택 경매시장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이 같은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13일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이런 비이상적인 고가낙찰 사례는 올해 확인된 것만 8건이다. 대부분 입찰표 가격란에 '0'을 하나 더 붙여 생긴 사례들로 낙찰가율만 560~1045%에 이른다.

이 중 5건 만이 매각 불허가 결정이 내려졌고 나머지 3건은 매각 허가 결정으로 입찰 보증금(최저경매가의 10~20%)을 고스란히 날렸다. 실수로 높은 가격을 제시해 매각을 받으면 매수를 포기해도 보증금을 손해보게 되는 것이다. 
 
이정민 디지털태인 팀장은 "최근 법원 경매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 주의가 산만해 지면서 끝에 '0'을 하나 둘 더 붙이는 고가 낙찰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입찰표를 미리 작성해 가거나 조용한 식당이나 휴게실에서 차분히 작성하게 되면 이러한 실수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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