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에도 금융시장이 충격 없이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증권가는 김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 정치ㆍ사회적으로 큰 의미를 둘 수 있지만 금융시장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안정을 찾아가던 미국ㆍ유럽 증시가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로 급락했으나 오히려 주가는 올랐고 환율은 내렸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0.20% 오른 1550.24를 기록했고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10.60원 내린 1246.3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경기회복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로 전날 미국 증시가 2.00% 급락했고 영국(-1.46%)ㆍ프랑스(-2.16%)ㆍ독일(-2.02%)을 비롯한 유럽 주요 증시도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김 전 대통령 서거란 초대형 악재가 겹쳤으나 주가와 원화가치는 오히려 강세를 나타낸 것이다.
여기엔 아시아 주요 증시가 전날 미국ㆍ유럽 증시 하락에도 오름세를 보인 점 역시 한몫했다. 이날 중국 증시는 1.40% 상승했고 일본(0.16%), 홍콩(0.86%), 싱가포르(0.97%)도 나란히 뛰었다.
증권가는 김 전 대통령 서거와 같은 정치 변수보다 다시 변동성을 확대하는 국내ㆍ외 경제 변수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는 갑작스런 사건으로 증시에 한동안 충격을 주기도 했다"며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노환에 따른 서거를 이미 예상해 왔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지도 오래 된 만큼 이로 인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홍승표 대신증권 연구원도 "향후 증시에서 부담스러운 점은 하반기 국내ㆍ외 경기지표와 기업실적 개선세가 상반기 수준을 밑돌 것으로 우려되는 점"이라며 "정치적 사건보단 경제 변수를 주시하면서 신중하게 시장에 대응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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