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 우주 발사체 나로호가 우주로 향하기까지 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지난 19일 발사시간 7분56초를 남기고 카운트다운을 중단, 발사 예정일만 7차례 연기됐다. 나로호 개발 사업은 과학자들과 연구원의 땀과 노력이 어우러져 7전8기(七顚八起) 끝에 결국에는 성공했다.
나로호 개발 사업은 100kg급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킬 목적으로 지난 2002년 8월에 시작됐다.
국내 기술이 부족한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미국과 제휴를 기대했다. 하지만 미국은 로켓기술을 전수하지 않기로 하면서 순탄치 않은 길로 접어들었다.
이후 2년 뒤 2004년 10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러시아 후르니체프사와 발사체 시스템 협력 계약을 체결하면서 나로호 개발 사업은 그제서야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2단 고체로켓은 우리기술로, 1단 액체로켓은 러시아가 중심이 돼 개발했지만 이를 조립해 하나의 발사체로 만드는 일도 쉽지 않았다.
당시 계획대로라면 2007년 로켓을 완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발사체 1단을 담당할 러시아와의 기술협력 계약이 늦어지고 러시아 국회의 비준 과정이 늦어지면서 발사 예정일은 1년 연기됐다.
이후 큰 고비 없이 개발을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천재지변이 발목을 잡았다. 중국 쓰촨성 지진으로 부품 조달에 문제가 생겼다. 또 발사대 시스템이 설치되지 못하면서 2008년으로 미뤄졌다.
올해 들어서도 발사대 시스템의 시험 항목이 4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준비에 차질이 생겨 2분기 발사는 불가능해졌다. 이 후 문제점의 계속된 발견과 러시아측의 최종 연소시험이 늦춰지면서 발사일정은 지난 7월말에서 8월 11일로, 또 15일로, 19일로 네 차례 더 연기됐다.
이 같은 과정에서 연구원들의 희생과 열정도 큰 몫을 했다.
HATF(High Altitude Test Facility) 구축팀 일원이었던 김상헌 연구원은 지난 2007년 5월 17일 연소 시험 설비의 최초 검증 시험일 이틀 후가 결혼식이었다.
성공적으로 설비검증 시험을 마친 김 연구원은 결혼 하루 전에야 전남 고흥에서 결혼식 장소인 대구로 가서 결혼식을 무사히 치뤘다. 검증 시험을 수행한 동료 연구원들도 급하게 대구로 이동했기 때문에 작업복 차림으로 참석했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수 많은 우여곡절을 뒤로하고 우주궤도 본격 진입에 성공한 나로호는 향후 우리나라를 우주개발 강국으로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아주경제= 김영리 기자 miracl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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