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시신이 20일 입관식을 거쳐 공식 빈소가 마련된 국회로 운구됐다.
김 전 대통령의 시신이 모셔진 관은 캐딜락 운구차에 실려 이날 오후 4시20분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출발했으며, 시속 30㎞의 속도로 신촌로터리와 서강대교를 거쳐 10여분 만에 국회에 도착했다.
김 전 대통령이 누워 있는 관은 국회 건물 앞에 차려진 빈소에 안치됐으며, 이어 김형오 국회의장과 이윤성 부의장을 시작으로 조문이 재개됐다.
앞서 김 전 대통령 유족과 측근들은 정오부터 장례식장 1층 안치실에서 염습(殮襲.죽은 사람의 몸을 씻긴 뒤에 옷을 입히고 염포로 묶는 일)과 얼굴을 깨끗이 하는 용안화장을 했다.
오후 1시10분께 이희호 여사 등 유족과 측근, 김한중 연세대 총장, 정남식 주치의, 주치의를 지낸 장석일 박사 등 50여명은 안치실에서 윤일선 서교동성당 주임신부의 주재로 카톨릭식 입관예절을 시작했다.
이희호 여사가 김 전 대통령이 누운 관 왼편에 앉은 가운데 세 아들과 며느리, 손자, 손녀 등 유족들이 주위를 둘러쌌으며 유족 이외의 인사들은 유리벽 바깥에서 촛불을 든 채 입관식을 지켜봤다.
이 여사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고, 이날 오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마지막 편지를 자신의 자서전인 '동행'의 표지 뒷면에 적어와 비서관에게 낭독하게 했다고 최경환 비서관이 전했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이 즐겨 읽던 성경책과 마지막 편지가 적힌 자서전, 자신이 쓰던 손수건, 직접 뜨개질한 배 덮개 등 4가지 물품을 관 속에 넣었다.
미사가 끝난 뒤 유족들은 고인의 시신 위에 돌아가며 성수를 뿌렸고, 다른 참석자들도 차례로 관 옆에서 김 전 대통령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지켜본 뒤 입관식은 마무리됐다.
최 비서관은 "대통령님의 얼굴은 평온하고 깨끗하셨다"고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이 누운 향나무 관은 오후 4시20분께 캐딜락 운구차에 실려 국장(國葬) 빈소가 차려진 국회 쪽으로 출발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박지원 의원, 권노갑, 한화갑, 김옥두, 한광옥 등 김 전 대통령 측근과 국민의정부 시절 인사 약 15명이 운구요원으로 나서 안치실부터 운구차까지 관을 옮겼다.
캐딜락 영구차는 경찰 오토바이 10여대의 호위를 받으며 신촌로터리를 지나 서강대교를 넘어 국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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