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급등에도 못 올랐던 천연가스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저평가 매력과 함께 오는 겨울 난방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최근월물은 연초부터 19일까지 62.38% 상승하며 70달러를 넘었다. 반면 천연가스 최근월물은 이 기간 47.90% 떨어져 3.11달러로 밀렸다.
천연가스만 원자재 가격 반등 국면에서 소외돼 하락 곡선을 그려 온 것이다. 이 때문에 주로 사모펀드와 파생상품 형태로 이뤄지는 천연가스 투자가 관심을 얻기 시작했다.
양봉진 한국투자운용 부장은 "천연가스 재고가 예년보다 20% 늘어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철강ㆍ석유화학 산업 생산을 위한 천연가스 수요는 점차 늘어나고 있으나 냉방 수요가 예상보다 적었다"고 말했다.
벌써 천연가스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도 많아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지는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천연가스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개월 동안 천연가스 콜옵션 거래량은 하루 평균 2000건에 불과했지만 이달 들어 10달러짜리 1월물 콜옵션 거래량이 1만건으로 격증했다는 것이다.
국내 증권가도 천연가스 관련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주로 기관 투자자나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상품이다.
한국투자자산운용은 6개 천연가스 사모펀드를 설립ㆍ운용하고 있고 조만간 2개를 더 늘릴 예정이다. 유리자산운용도 관련 펀드를 만들어 프라이빗뱅킹(PB) 고객을 대상으로 팔고 있다.
김용태 유리자산운용 팀장은 "가격면에서 매력적인 천연가스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며 "PB 고객 요청으로 사모펀드도 잇따라 설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 투자자가 투자할 만한 상품도 나오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오는 26일까지 천연가스 상장지수펀드(ETF)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을 판매한다. 3개월마다 돌아오는 조기상환 기회에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연 24% 수익이 확정된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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