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자동차가 경쟁사들을 따돌리며 급격한 성장을 일궈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8일 “8월 미국 시장 판매 결과를 가집계 한 결과 9만4000대를 넘길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1986년 미국 진출이후 월간단위로는 사상 최대 실적이다. 올해 전체 평균 시장 점유율도 사상 최대인 8%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올해 1~7월 평균이 7.3%를 기록, 지난해의 5.4%보다 2% 이상 증가한 상황이어서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8월 이전 최고 실적은 현대차가 지난 6월 5만33대, 기아차가 5월 31047대를 기록한 것이다. 점유율의 경우 2월과 3월 7.6%를 기록했었고, 지난달 7.5%를 달성한 바 있다. 9월에는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호실적 배경에는 품질경쟁력 강화에 따른 중소형차 판매 증가와 공격적 마케팅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8월 판매량을 보면 현대차 아반떼(수출명 엘란트라)가 1만8000대로 7월보다 8000대 가량 늘었다. 베르나(수출명 엑센트)도 8500대나 팔리며 지난달보다 2000대 가량 늘었다. 기아차도 판매량이 급증했다. 스포티지는 8000대(7월 7000대), 쏘울은 2000대 가량 늘어 8월에만 5800대가 팔렸다.
공격적 마케팅도 판매량 증가에 큰 힘이 됐다. 신차 구입 후 1년 안에 실직할 경우 차량을 반납 받거나 할부금 일부를 대신 내주는 ‘어슈어런스(Assurance)프로그램’과 유가가 일정 기준을 넘을 경우 차액을 내신 내주는 ‘가스 록(Gas Lock) 프로그램’이 미국 경제 상황을 절묘하게 파고들어 경쟁사들을 따돌리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이처럼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소위 ‘대박’을 터트린 배경에는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쟁력 강화 의지와 감각적 시장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중소형차 중심의 판매 전략과 공격적 마케팅만이 살 길이라는 정 회장의 의지가 빚어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올 초 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와 같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글로벌 시장 전역에서 독창적이고 효과적인 판매확대 방안을 추진하라”고 강조했다. 미국시장에서 경쟁사들이 몸을 움츠린 것과 반대로 현대·기아차가 활발한 마케팅을 펼 수 있었던 이유다.
지난 25일 최대 판매 실적이 점쳐지는 미국 시장을 직접 방문한 자리에서는 위기에도 최고의 실적을 낸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서는 모든 직원이 한 마음으로 뭉쳐야 한다”며 품질 강화에 이은 ‘재도약’의 핵심으로 ‘직원들 간의 대화와 소통’을 강조했다.
아주경제=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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