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주식형펀드에서 대량환매 조짐이 보이면서 증시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65억원이 순유출됐다. 2일 1557억원, 3일 1185억원이 순유출된 것에 이어 3일째 평균 1000억원 이상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펀드런 가능성은 낮다고 일축하면서도, 1000억원대 순유출이 장기화되면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지수 1600선 이상에서 펀드자금의 매물대가 본격화되는 데다 펀드의 자금이탈 규모도 커지면서 펀드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저금리 기조하에서 대안투자 상품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이러한 흐름이 펀드런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병훈 대우증권 연구원은 "하루 300억~400억원 정도 순유출은 시장에서 소화가 가능하지만 1000억원 이상 자금 유출 장기화는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규모 순유출이 최근 외국인 매수세 둔화와 맞물려 증시 부담을 증폭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펀드들은 주변주 비중을 줄이고 핵심주를 추격매수하는 형태로 수익을 내는 구조였다"면서 "자금 대량유출이 장기화되면 외국인 매수세 약화와 더불어 핵심주 주가도 주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펀드 대규모 자금 유출세는 지수가 코스피 1600대에서 횡보하면서 기대수익률일 하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순유출 약 70%가 적립식, 나머지는 거치식이 차지하고 있다"며 "하반기 예상지수가 현재보다 고작 6.5% 높은 1700선으로 전망되고 있어 수익을 실현하거나 본전환매를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자금이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수가 올라갈 경우 환매는 늘어날 수 있으나, 지금과 같은 횡보장이 이어지거나 주가가 하락하면 대량환매는 멈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