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혼합복식’ 한나라당 경륜과 신예의 조화
비상하는 ‘까마귀 형제’ 민주당 금배지와 야인의 만남
‘여성’ 민노당, ‘남성’ 진보신당…‘화려한 솔로’ 출격
여야가 국회정상화에 합의하면서 대변인들의 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제 전장이 국회인 만큼 정운찬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4대강 사업 예산편성, 세종시 건설문제 등 정국현안을 놓고 이들의 ‘입담대결’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가을국회를 수놓을 것으로 보인다.
각당의 대변인 진용은 각자의 정치적 지향을 반영하듯 제각각이다.
‘환상의 혼합복식조’로 대표되는 한나라당은 경륜의 여성과 신예 남성의 조합이다.
조윤선 대변인은 부임한 이래 강재섭-박희태-정몽준 대표까지 3명의 대표와 한배를 탔다.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 대변인까지 포함하면 4명의 당수를 모신 셈이다. 깔끔한 외모와 분명한 전달력 등으로 지도부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조해진 의원은 아직 신예다. 물론 지난 17대 대선 과정에서 이명박 캠프 공보특보와 이 당선인 부대변인 등을 맡기는 했지만 매일 마이크를 앞에 설 만큼 익숙지 않은 게 사실.
그럼에도 조 대변인의 ‘화려한 입’과 이명박 대통령의 어심을 잘 받드는 신 대변인이의 조화는 여당의 하반기 정국운영의 강한 추동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까마귀 형제’가 거대여당에 반격을 가할 태세다. 까마귀 형제는 정세균 당 대표가 친히 지어준 애칭이다. ‘노영민-우상호’ 대변인이 연세대 동문인데 학교의 상징인 ‘독수리’를 ‘까마귀’로 바꿔 부른 것.
이들은 ‘금배지와 야인’의 조합이다.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 시절 명대변인으로 명성을 떨쳤던 우 대변인은 비록 원외인사지만 ‘대중성·인지도’가 강해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선의원임에도 인지도가 낮은 노 대변인을 도와 자랑스런 민주당 대변인의 역사를 계승하겠다는 각오로 우 대변인은 오늘도 질주하고 있다.
‘섬세하고 부드러운’ 홍사덕, ‘논리적이고 깔끔한 정리’의 이낙연, ‘풍자의 대가’ 유종필, ‘강한 기합’ 최재성 대변인 등이 민주당 대변인단 역사에 기록된 인물들이라고 한다.
이외 민주노동당·진보신당 등은 ‘화려한 솔로’를 지향한다. 민노당은 박승흡 대변인의 사퇴로 ‘여성 전사’ 우위영 대변인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 우 대변인은 브리핑 전 몇 번이고 정론관 주변에서 원고를 반복해 읽는 등 ‘열성파’로 분류된다.
반면 진보신당은 ‘남성 전사’를 전면에 세웠다. 김종철 대변인은 진보세력이 분열하기 전인 2004년 4월 민노당 대변인을 역임한바 있는 ‘베테랑’이다. 날카로운 눈매완 달리 여성의 수줍은 미소를 간직한 채 ‘감성파’의 대명사다.
이들은 이처럼 다양한 자기 색깔을 지니고 가지각색의 화법으로 당의 공식 입장을 전달한다. 그러나 한가지 공통점은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나의 발언으로 남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한다. 그만큼 ‘독설포’를 쏠 수밖에 없는 비정한 정치현실을 반영하는 듯 하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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