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의 광화문통신) 통신업계의 '삐끼'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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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1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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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30만원에 최대 6개월 무료 혜택도 드립니다."

지난해 불법 텔레마케팅(TM)으로 영업정지 제재를 받았던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이 가입자 유치 수단으로 대면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이 그동안 마케팅 수단 중 80% 이상을 차지하던 TM을 하지 못하게 되자 직접 소비자들과 대면해 가입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LG데이콤, SK브로드밴드 등은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사람들이 몰리는 대형할인점에 매장을 설치하고 주로 주부들을 대상으로 대면영업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업자들이 제휴 업체들을 늘리고 입점 매장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 대면영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TM의 의존에서 벗어나 직접 소비자들에게 자사 상품을 알려 가입자를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형할인점에서의 대면영업을 가장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LG데이콤과 LG파워콤은 지난 2006년부터 이마트에 입점해 현재 체험존 등을 운영하며 80여개 매장에서 홍보 및 영업을 하고 있다.

여기에 SK브로드밴드가 가세하면서 '마트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최근 이마트의 전국 주요 87개 매장에 입점했으며 내달 말까지 전국 100개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전국 30여개 대형할인점에 통신서비스 홍보 및 가입 행사를 전개하고 있다.

이들이 대면영업을 통해 내세우고 있는 것은 "다양해지고 있는 결합상품과 서비스 종류 때문에 소비자들과 직접 대면을 통한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하지만 통신사업자들의 대면영업 취지와 달리 현장에서는 지나친 호객행위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또한 대면영업이 상품 소개와 서비스 체험보다는 현금사은품 등 경품을 통해 가입을 유도하는 행위로 변질되고 있다.

이마트 등 대형할인점을 찾은 소비자들은 초고속인터넷이나 인터넷TV(IPTV) 매장을 지나갈 때면 누구나 한번쯤 호객행위를 당하게 된다.

일부 매장에서는 "현금 30만원, 6개월 무료"를 외치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체험존에서는 체험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지 않고 말로만 설명하기 일쑤고 결국 경품을 통한 가입 유도로 이어지고 있다.

TM영업 중단으로 대면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이 대형할인점을 활용해 '삐끼'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 매장을 찾은 한 소비자는 "호객행위 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 현금을 내세워 초고속인터넷 가입을 유도하는 호객행위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처음에는 관심을 갖고 설명을 들었으나 서비스 내용보다는 사은품 이야기만 늘어놔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통신시장이 포화됨에 따라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다양한 마케팅 수단이 동원되고 있지만 대형할인점까지 침투해 호객행위를 하는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의 마케팅 전략은 시대를 역행하는 행위로 지적받을 만 한다.

올해로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이 10년째를 맞았다. 시장이 성숙단계에 넘어섰고 그만큼 사업자들은 불법TM 등에서 벗어나 세련된 마케팅 수단을 개발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아주경제=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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