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효성, 하이닉스 인수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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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2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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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이 하이닉스 인수에 나서자 증권가는 일제히 부정적 평가를 내놨다.

4조원 이상으로 추산하는 자금을 댈 수 있는지도 의문스러울 뿐 아니라 두 회사를 합친다고 해도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는 것. 여기에 인수를 하더라도 오히려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유리할 것이란 의견까지 나왔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효성 주가는 증권가에서 잇따른 우려 탓에 가격제한폭까지 밀린 8만4400원으로 주저앉았다.

◆"4조원 자금 마련 어려울 것"=효성이 하이닉스를 인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자금동원력 부족이다.

하이닉스는 매각 대상 지분만 총 발행주식 대비 28.07%로 전날 종가 기준 3조65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4조원을 훌쩍 넘을 공산이 크다.

특히 업황 등락이 심하고 해마다 2조~3조원을 설비투자에 쏟아야 하는 반도체 업체를 인수하려면 재무 건전성은 필수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차입금과 보유현금 규모를 봤을 때 효성이 하이닉스를 인수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특히 부침이 심한 메모리 업체에 대한 인수ㆍ합병(M&A)은 경기하강에 견딜 만한 재무 능력부터 먼저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두 회사를 합쳐도 긍정적 효과를 내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효성은 중공업과 산업재, 화학, 섬유분야에 주력해 온 만큼 반도체 회사와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탓이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경험이 전무한 효성이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이번 인수 시도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하이닉스 주인찾기는 장기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투자의견과 정적주가 하향 조정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박대용 현대증권 연구원은 "효성이 11월 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면 투자의견을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경쟁사ㆍ채권단만 수혜"=효성이 하이닉스를 사들이더라도 경쟁사나 채권단만 득을 볼 것이란 견해도 나왔다.

서주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이 인수에 성공하면 오히려 삼성전자는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재무구조가 취약한 효성에 비해 막강한 투자여력을 가진 삼성전자는 하이닉스와 격차를 더욱 벌릴 것"이라고 전했다.

채권단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점쳐졌다.

구경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 매각시 지분에 대한 장부가액과 매각가액 간 격차로 상당한 초과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6월 말 현재 장부가액과 차이가 가장 큰 은행주는 외환은행으로 초과이익이 자기자본대비 5.1%를 웃돈다"며 "이어 우리금융 2.7%, 신한지주 1.6% 순"이라고 덧붙였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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