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에 꽂힌 대만의 ‘강소’ IT기업 ‘트랜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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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28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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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IT·전자 강국이다. 전 세계로 공급되는 PC 부품 가운데 상당수는 대만의 기술과 인력이 포함됐다. 하지만 대만은 브랜드가 쉽게 노출되지 않는 부품업에 역량을 집중했기 때문에 한국의 삼성과 LG 같은 강력한 자국 내 브랜드를 찾아보기 힘들다.

   
 
   대만 타이베이에 위치한 트랜샌드 메모리 생산라인 전경.
그러나 대만에서 접한 ‘트랜샌드’는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브랜드 파워를 갖춘 견실한 기업이었다. USB드라이브와 외장하드, 메모리카드, MP3, 디지털액자 등을 제조하는 전체 트랜샌드는 전체 직원이 2200명에 불과한 작은 기업이다.

하지만 전 세계 메모리 업계에서 샌디스크, 킹스턴과 함께 3강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작지만 강한 기업이다. 텃세가 심한 일본시장에서도 디지털액자 부문에서 트랜샌드는 소니에 이어 확고부동한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경제지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하는 100대 IT 기업 가운데 62위에 선정됐다. 중국과 러시아 등 신흥국가에서 트랜샌드의 점유율이 높고, 브랜드 인지도가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는 것 역시 트랜샌드의 미래를 밝게 해준다.

트랜샌드 생산현장을 둘러보다 만난 회사의 CEO인 피터 슈는 시종일관 브랜드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세계 각지의 소비자들에게 우리 브랜드를 인정받으려면 품질이 중요하다”며 “가격이 다소 높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제품을 사용하는 이유는 그만큼의 품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모바일솔루션 포럼에서 삼성전자 권오현 사장(왼쪽 두번째)과 
   트랜센드 피터 슈 CEO(왼쪽)가 전시된 제품을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실제로 트랜샌드의 삼성전자 반도체 구매 비율은 전체 비용의 90%에 달한다. 구매 비용은 매년 4억 달러 선으로 전체 매출의 40% 상당이 삼성 반도체 구매에 다시 사용되는 셈이다.

품질과 관련한 고집과 이를 통한 브랜드 성장으로 2004년 매출액 4억 달러에 불과했던 트랜샌드는 3년만인 2007년 매출 11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10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협력업체로서 삼성전자 역시 트랜샌드의 발전을 눈여겨보고 있다. 트랜샌드 조만재 부사장은 “이윤우 부회장, 이재용 전무 등 삼성전자의 주요 인사들이 대만을 방문하면 반드시 회사 생산라인을 찾는다”며 “삼성의 반도체 기술을 완성제품으로 승화하기 위해서는 트랜샌드의 세트 기술도 중요한 만큼 양사 간에 협력은 상호발전을 위해 필연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트랜샌드와 삼성전자의 협력관계는 반도체 부품 거래선을 넘어 더욱 공고해 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열린 ‘삼성모바일솔루션(SMS)' 포럼에서 피터 슈 사장은 직접 포럼 장소를 찾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권오현 사장과 함께 전시 제품을 둘러보며 돈독한 관계를 과시했다.

특히 피터 슈 사장은 “삼성의 인재양성 프로그램 가운데 ‘지역전문가’ 과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외에서 트랜샌드의 강점을 널리 알리고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삼성과 같은 해외 인재 양성을 벤치마킹해야 할 것”이라고 밝혀 매년 4억 달러에 달하는 주요 거래선의 관계를 넘어 브랜드 양성과 인재 육성을 위해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의사를 비쳤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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