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미국 증시에서는 단기적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반면 국내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해석을 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30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뿐만 아니라 국내 증시에서도 M&A 이슈는 현실화되고 있다"며 "활발한 M&A 활동은 미국 주식시장 전반에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나흘만에 큰 폭으로 반등한 것은 M&A 소식에 따른 투자심리 호전이 발판이 되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이날 제록스는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인 어필리에이티드컴퓨터서비스(ACS)를 64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또 애보트레버러토리스는 벨기에 솔베이의 제약사업 부문을 현금 66억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다.
이에 앞서 델은 페로시스템을, 디즈니는 마블을 인수하기로 발표했고 이베이는 스카이프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등 최근 들어 다양한 M&A활동이 늘어나고 있다.
김 연구원은 "M&A는 통상적으로 경기회복기에 두드러지기 시작한다"면서 "지금 M&A 시도가 자주 발생한다는 것은 기업들이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M&A 발표가 늘어나면서 주식시장 전반에는 또 하나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M&A 이슈가 확산될 경우 단기 급등한 주식시장에는 또 다른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국내 증시에서는 같은 M&A 재료라도 해당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등 다른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시장에서는 M&A에 대한 긍정적인 해석을 하지 않아 주식시장의 반응이나 종목별 주가 반응이 천차만별"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M&A 이슈가 수면 위에 떠올랐지만 국내 기업 경영의 특성상 자발적인 M&A가 활성화되기 어렵고,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높아 외부 자본 조달을 통한 M&A에 대해 시장이 긍정적인 해석을 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현재 국내 증시에서 알려지고 진행되고 있는 M&A는 정부 보유지분 매각과 관련된 부분과 기업 재무구조 개선과 관련된 매각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누고 개별 사안별로 따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주경제=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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