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시너지, KB+외환 > 하나+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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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0-0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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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과 외환은행이 합병한다면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을 합친 것보다 압도적으로 우월한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다.

증권가는 업종 선도주 KB금융이 외환은행을 합병하는 시나리오에 대해 고수익ㆍ저위험 조합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대로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을 합친다면 저수익ㆍ고위험 결합으로 실익이 적다는 것.

6일 금융ㆍ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전날 유상증자 검토 발표로 정부가 지분을 정리할 예정인 우리금융과 합병 가능성을 가시화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앞서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마무리한 KB금융 또한 다시 매물로 나온 외환은행을 인수할 적임자로 유력하게 평가돼 왔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KB금융과 하나금융을 보는 시각이 뚜렷하게 갈린다는 것.

KB금융은 예전 주택은행과 합병 경험과 막각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외환은행 인수전에서 우위에 설 것으로 점쳐진다.

맥쿼리증권은 이날 KB금융에 대해 "외환은행 인수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최적임자"라며 "은행권 M&A 이슈에서 최선호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는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데 적잖은 자금을 소요할 것"이라면서도 "인수 후엔 오히려 순자산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하나금융은 최대 2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금액으론 우리금융 인수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이번 유상증자를 우리금융과 합병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성사 가능성은 낮다는 것. 여기에 합병으로 오히려 부작용만 키울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맥쿼리증권은 하나ㆍ우리금융 합병에 대해 "별로 관심이 가지 않는 조합"이라며 "수익이나 비용 면에서 시너지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하나금융이 목적을 이루려면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며 "자회사 출자한도 1조2000억원과 유상증자로 마련할 2조원을 합치더라도 우리금융을 인수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실제 3조2000억원으로 인수할 수 있는 우리금융 지분은 고작 25%로 총 매각 대상인 51%를 크게 밑돈다.

결국 KB금융과 외환은행은 윈윈할 수 있는 조합인 반면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을 묶는다면 득보다 실이 클 것이란 지적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KB금융과 외환은행은 고수익성과 낮은 레버리지간 조합"이라며 "반대로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저수익성과 높은 레버리지간 조합"이라고 전했다.

최 연구원은 "KB금융과 외환은행은 각각 소매금융과 외환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점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장 분위기와 달리 은행권 M&A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르긴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김인 연구원은 "내년부터 금융시장 개편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대내ㆍ외 변수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M&A 객체로만 거론되는 우리금융이 주체로 떠오를 수도 있고 매각을 진행하더라도 구체적인 시기나 방법을 예단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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