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시장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예상치를 발표했음에도 증시는 되레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실적 개선에 따라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는 IT,자동차 등 주도주의 반등을 기대하던 업계는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전문가들은 3분기 실적은 이미 시장에 선반영돼 있었던 데다 3분기를 고점으로 한 4분기 실적 감소 우려가 시장에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시장은 지나간 3분기 실적보다 4분기 실적 향방을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5년래 최대 분기 실적 전망에도 주가 하락
6일 삼성전자는 본사 연결기준 3분기 영업이익 4조1000억원, 매출액 36조원으로 추정된다고 이날 공시했다.
이는 지난 2004년1분기 본사기준 영업이익 4조100억원 달성 이후 최대 기록이다. 매출액 또한 분기별 사상 최고치다.
그러나 이날 삼성전자는 전날대비 -0.27%하락한 74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도 전날에 이은 외국인 매도세에 전 거래일대비 -0.53% 하락한 1598.44를 기록하면서 1600선 마저 내줬다.
전문가들은 3분기 실적은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기 때문에 이번 실적 발표가 주는 영향은 미미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윤지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이 기대는 이미 시장에 선반영됐기 때문에 시장이 큰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지금까지 주가 상승은 절대 실적치보단 개선 속도에 대한 반응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3분기 실적 규모보단 개선 정도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도 "1.2분기에 이미 어닝서프라이즈에 의한 주가 상승을 경험했기 때문에 시장은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을 원하게 됐다"면서 "이번 실적이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4분기 각 부문 경쟁력 유지 중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메모리반도체와 LCD가 영업이익의 절반 수준인 2조원 이상을 차지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는 지난 상반기 휴대폰과 TV부문 영업이익이 실적 개선을 주도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은 개선세는 "반도체와 LCD가 원동력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TV와 휴대폰은 마케팅비용 부담 등으로 지난 분기와 유사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앞으로 경쟁업체 '치킨게임' 마무리로 업계 우위자리를 선점한 반도체와 TV, LCD, 휴대폰 부문 경쟁력 유지가 삼성전자의 향후 주가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선전은 경쟁자의 몰락에 따른 반사이익이 어느 정도 반영됐다"며 "향후 IT산업 회복 정도와 경쟁력 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IT.자동차 등 수출주 실적을 견인했던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한 점은 우려스럽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하락은 핸드폰과 TV 영업이익을 감소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 내내 강세 내지 안정적인 가격을 기록했던 LCD 패널 가격도 최근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4분기 실적은 반도체를 제외한 전 부문에서 이익 감소가 불가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장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재 4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반도체 1조1000억원, LCD 7400억원, 통신 7900억원, 디지털미디어 5700억원으로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4분기 이익 하락전망은 새삼스럽지 않지만 2분기 2조5000억원과 3분기 4조1000억원 대비 어느 수준일 지에 따라 전망치 범위는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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