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이 동북아 경제공동체 구축을 위한 발판 다지기에 나섰다.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3국 정상은 자유무역협정(FTA) 논의를 구체화하기 위한 산·관·학 공동연구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중·일 FTA를 먼저 의제로 내놓은 건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다. 그는 정상회의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중·일 3국간 FTA 협상 추진 논의를 민간에서 정치적 차원으로 격상시키고 내년에 3국간 투자협정을 체결해야 경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며 순서까지 제시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 역시 3국간 FTA 체결 필요성에 공감했다.
아시아 3대 경제대국인 한·중·일 3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으로 볼 때 정부 차원에서 FTA 논의를 시작한 것은 의미가 크다. 3국 경제 규모는 동아시아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유럽연합(EU)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크다.
물론 3국간 FTA 논의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중·일 FTA는 2002년 11월 3국 정상회담에서 주룽지 전 중국 총리가 제안하면서 처음 공론화됐다. 하지만 과거사 청산 문제, 영토 분쟁 등 경제 외부 변수들이 걸림돌로 작용해 논의는 지지했다. 한·중·일 FTA의 필요성과 경제적 파급효과에는 공감하지만 뛰어넘기 어려운 장벽이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도 그리 편하지는 않다.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경제 규모가 처지는 우리나라는 '샌드위치'에 낀 꼴이다. 전략적인 역할을 찾지 못할 경우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보면 양국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맡아 협상을 주도할 수도 있다. 그러러면 그동안 우리 정부가 전 세계 국가들과 전방위적 FTA 협상을 벌이며 쌓은 노하우와 내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유치한 외교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할 것이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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