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맞벌이 부부들의 수입 역전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아내보다 남편의 수입이 많은 경우가 보통이었지만 경기침체로 남성들의 실직이 늘어나면서 남편보다 수입이 많은 아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MSNBC는 19일(현지시간) 미 노동통계청 자료를 인용, 2007년 기준으로 맞벌이 부부 중 남편보다 아내의 수입이 많은 경우가 20년 전보다 8.1%포인트 높은 25.9%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남편이 실직 상태인 부부를 포함하면 아내가 남편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경우는 33.5%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보다 수입이 많은 아내의 비중이 높아진 것은 지난해 극심한 경기침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침체로 발생한 실업자 700만명 중 4분의 3 가량이 남성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9월 실업률 통계에 따르면 성인 남성의 실업률은 10.3%로 여성의 7.8%보다 높게 나타났다.
미 민간연구소인 진보센터(CAP)의 히더 부셰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실직한 남편을 둔 채 직장을 가진 아내가 2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가계를 이끄는 아내들은 대부분 일을 즐기고 가족을 부양한다는 데 자신감을 갖고 있지만, 이들 중 일부는 직장 일과 더불어 육아와 가사 문제에 대해서도 책임져야 한다는 점에서 고통받고 있는 상황이다.
여성들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키는 원인 중 하나는 아내가 가계를 책임지고 있지만 실제로 임금이 남성보다 높지 않다는 것이라고 MSNBC는 지적했다.
미국에서 여성이 전체 노동력의 50%를 차지하고 있지만 정규직 여성 근로자가 받는 임금은 남성의 77%에 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정과 직장문제 연구소(Families and Work Institute)'의 최근 연구 결과 또한 남녀간 임금격차가 상존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를 책임진 여성 근로자 중 77%만이 자신의 수입으로 건강보험료를 감당할 수 있는 데 비해 남성 근로자의 경우는 91%에 달했다.
한편 MSNBC는 가계의 수입을 책임지는 여성이 늘어남에 따라 남성이 가사일을 전담하는 경우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주경제=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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