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회장 사재 털어도 유동성 위기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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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0-2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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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억원이라는 거액의 사재를 털어 계열사 지분 절반을 사들인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사진)의 승부수에도 그룹의 유동성 위기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주가였다. 19일 상한가를 쳤던 동부하이텍의 주가는 20일 전일대비 4.73%나 하락했다. 동부제철, 동부화재 등 다른 계열사들도 하락세로 마감하며 불안감을 키우는 형국이다.

주된 요인은 동부하이텍의 불투명한 미래와 무리한 구조조정이 유동성 위기에 불씨를 당길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 같은 불안감이 현실화될 수 있다며 촉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 19일 동부그룹은 매각을 추진 중이던 계열사 동부메탈의 지분 50%를 김준기 회장이 사재 3500억원을 출연해 인수한다고 밝혔다. 동부하이텍의 3대 사업부문 중 반도체를 제외한 유화·농업부문과 부동산 등을 매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1조9000억원인 부채를 4000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여 수익구조를 개선시키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업계의 반응은 다소 냉소적이다. 한 관계자는 “김준기 회장의 사재 출연을 위한 현금 확보 방식에도 좀 더 구체적 방안이 나와야 한다”며 “메탈 지분 매각과 농업·유화부문 매각 이후 동부하이텍의 반도체 사업부가 어느 정도 수익성을 회복하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동부측은 이번 구조조정이 동부하이텍의 농업부문과 유화부문, 부동산, 동부메탈을 매각해 반도체 부문의 부채를 대폭 줄여 반도체에서 확실한 이익기반을 다지려는 조치라고 강조하고 있다. 김준기 회장의 오랜 숙원을 위해 대대적인 가지치기를 할 것이라는 신호인 셈이다.

동부그룹 관계자 C씨는 “동부하이텍의 부채가 현재 너무 많기 때문에 획기적으로 줄여야만 독자 생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이 같은 구조조정은 1조9000억원을 줄이기 위한 해법을 제시한 셈”이라고 말했다.

동부하이텍 관계자 K씨 역시 “반도체 시장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다보니 부채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부진한 사업 실적은 점차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동부하이텍의 재무구조 개선 성공 여부는 자금조달과 동부메탈의 성공적 상장 여부, 담보인 동부화재 주식의 성공적 교체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성병수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계획대로 자금조달에 성공할 경우 동부하이텍은 연간 이자비 1700억원 중 80% 이상을 줄이고, 그룹 재무구조도 개선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계획대로 성공할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사재 출연에 따른 구체적인 현금 확보 방안도 필요하고, 메탈 지분 매각과 농업 및 유화부문 매각 이후 동부하이텍의 반도체 사업부가 어느 정도 수익성을 회복 하느냐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동부메탈 상장이나 사업부문과 부동산 매각 모두 시간이 걸리는 일이고, 자산매각을 통한 자금조달도 동부그룹의 의중대로 값을 받을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동부하이텍이 재무구조 개선 성패를 좌우할 변수는 동부메탈의 성공적 상장 여부와 담보로 제공된 동부화재 주식의 성공적 교체 여부”라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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