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1년만에 처음으로 성장세로 돌아섰고 기업실적도 뚜렷이 좋아졌다. 반면 유동성을 회수하는 출구전략 논의나 급하게 뛴 주가는 추가 상승을 제약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가는 당분간 증시가 방향성을 탐색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한 보수적 투자 전략을 권했다.
◆"1600~1650선 박스권 등락"=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는 연말까지 예상 코스피 범위를 1600~1650선으로 제시, 한동안 박스권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달 지수 역시 1600선을 두고 줄다리기할 것"이라며 "원ㆍ달러 환율이나 물가, 유가를 비롯한 각종 경제지표가 증시에 부담을 주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는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 실적에 따라 개별 종목 주가가 차별화될 수는 있지만 시장 전체 분위기는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로 위축될 것"이라며 "지수가 1700선을 다시 돌파하더라도 가격 부담에 다시 발목을 잡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급 여건도 부담스럽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증시가 외국인 매수로 버티고 있지만 확실히 시장을 끌어올릴 재료는 차기 어렵다"며 "단기적으로 저항선인 1700선을 돌파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반대로 낙관론은 내달 재상승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대장주인 ITㆍ자동차주를 중심으로 연말 랠리를 기대할 만하다는 것.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달까지 조정에서 국내 증시에 구조적 문제가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외국인 매수와 배당 투자 자금이 유입되면서 ITㆍ자동차가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임동민 KB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내년 초 일시적 조정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코스피가 연내 1800선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전했다.
◆"눈높이 낮추고 단기적 대응"=변동성이 더욱 커질 전망인 만큼 눈높이를 낮추고 단기적으로 시장에 대응하란 조언이다.
뚜렷한 방향성을 잡기 전까진 눈치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 정책과 기업 실적, 경기 모두 정점을 찍고 떨어질 수 있다"며 "단기 전망이 확실한 일부 우량주로 매매를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주목할 변수는 원ㆍ달러 환율.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주 가운데 환율 하락을 수요 증가로 극복할 수 있는 종목, 경기 회복과 동행적 흐름을 보이는 기업, 금리 상승 덕을 볼 종목을 중심으로 단기 트레이딩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런 종목군은 상대적으로 안정적 이익 모멘텀을 확보한 만큼 변동성 장세에서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지란 것.
섹터별로는 자동차업종이 최선호주로 꼽힌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화 강세로 수출주가 부진한 4분기에 자동차주는 역설적으로 강세"라며 "이번 분기 자동차 관련주 강세는 내수 확산에 대한 지표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IT업종 역시 여전히 눈여겨 볼 만하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원ㆍ달러 환율이 급락 끝에 단기 저점을 확인하고 있다"며 "불안요인 제거로 IT업종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ㆍ건설주도 유망하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과 인플레 가능성으로 은행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것"이라며 "건설주도 유가 상승과 맞물린 해외수주 확대, 경기회복 기대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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