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요금경쟁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유ㆍ무선 융합(FMC) 서비스를 내세워 차별화를 노렸지만 SK텔레콤과 LG텔레콤도 같은 성격의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초당과금제 도입을 놓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이동통신 3사의 요금인하 방안에서 KT는 FMC 서비스 '쿡앤쇼(QOOK&SHOW)'를 통한 요금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SK텔레콤은 그동안 10초 단위로 부과되던 통화료를 1초 단위로 변경하는 초당과금제를 내년 3월부터 도입한다. SK텔레콤은 이를 대대적으로 알리면서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LG텔레콤은 보조금 대신 요금할인을 해주는 요금제를 부각시켰다.
요금인하 방안 중 가장 주목 받았던 초당과금제에 대해서는 정부와 민간단체의 요구에도 KT는 도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LG텔레콤은 도입을 검토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KT는 초당과금제 도입 대신 FMC 서비스에 승부수를 던졌다. 이 서비스는 휴대폰과 인터넷전화가 결합된 개념으로 010과 070 두 개의 번호가 제공된다. 무선랜(WiFi) 연결이 가능한 지역에서는 휴대폰을 인터넷전화로 변경해 사용할 수 있다.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지역에서 070으로 전화를 걸면 월평균 음성통화료를 최대 34.8% 줄일 수 있어 요금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석채 KT회장은 “초당과금제는 그 자체로서 의미 있는 것이 아니고 요금 절약방법 중 하나”라며 “KT는 초당과금제가 아닌 홈 FMC 서비스로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유ㆍ무선대체(FMS) 서비스를 내놓음에 따라 KT의 전략에는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FMS 서비스는 기존 휴대폰으로도 고객이 설정한 할인지역 내에서 통화를 할 경우 인터넷전화 기본료 수준의 월정액과 통화료가 적용돼 통신비를 줄일 수 있다.
즉 가정 내 집전화를 놓지 않아도 휴대폰 한 대만 있으면 저렴한 요금으로 통화가 가능한 서비스다.
LG텔레콤 역시 KT와 유사한 FMC 서비스를 내년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KT만의 차별화된 요금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업계는 KT도 초당과금제 도입을 고려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통 3사의 유·무선 융합 서비스가 본격 시행되면 요금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대외적으로 초당과금제를 도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부와 민간단체의 압박으로 언젠가는 실시하게 될 것”이라며 “단지 이번 요금인하 개선안에 초당과금제까지 포함시켜 부담을 높일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본 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영리 기자 miracl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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