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이크로소프트(MS)가 PC업계에 깜짝 선물처럼 내놓은 운영체제(OS) ‘윈도우7’에 삼성ㆍLGㆍ삼보 등 국내 제조업체들이 대응하는 전략이 이채롭다.
먼저 국내 PC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도도한’ 태도를 보였다.
윈도우7 출시 일에 맞춰 신제품을 앞 다퉈 내놓는 다른 업체들과는 달리 3일이 지난 25일에서야 ‘2010년형 매직스테이션’ 신제품 4종을 선보였다.
종전까지만 해도 삼성은 “윈도우7로 인해 이미 잡아놓은 신제품 출시 날짜를 변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존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무상 업그레이드 하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다른 업체들이 한꺼번에 선보이는 날을 피해 관련 제품을 출시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LG전자는 타 PC제조업체와 다른 ‘독특한’ 전략을 펼쳤다.
이 회사는 윈도우7 출시 날 새벽시간에 보도 자료를 보내왔다. 내용은 울트라 씬(Ultra Thin) 노트북에 윈도우7을 탑재한 ‘엑스노트 T380’을 출시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LG는 유아독존처럼 울트라 씬 노트북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었다.
한 달 전만해도 넷북이 평균 50만~80만원인데 울트라씬 노트북이 1.5배 가량이나 비싸 큰 메리트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넷북 시장을 대체할 정도로 파급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 내부 PC개발자까지도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하지 않아 관련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던 LG가 그 어느 업체보다 발 빠르게 움직였다.
PC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전략을 수정한 이유는 삼성전자 때문으로 보인다”며 “삼성이 배우 임수정을 TV 광고모델로 내세우는 등 광고 마케팅 결과 매출이 크게 올라 LG가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보컴퓨터는 1ㆍ2위를 나란히 기록하고 있는 삼성ㆍLG를 의식해 더욱 적극적인 홍보를 펼쳤다.
MS가 서울 광장동 멜론악스홀에 마련된 홍보관에서 삼보는 기자들이 들고 있는 카메라와 경쟁이라도 하듯 윈도우7 적용 제품의 언론 노출에 열을 올렸다.
또 삼성보다 더 큰 글씨와 그림이 들어가 있는 가이드 북을 만들어 구매자들에게 무료 배포중이다.
아주경제=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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