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찰을 거듭하며 시공사 선정에 난항을 겪던 신울진 원전 1·2호기 주설비공사가 30일 재입찰에 들어간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25일 이 공사에 대한 정정공고를 내고 30일 오전 9시까지 입찰신청서를 받을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입찰조건은 재유찰을 막기위해 대폭 강화됐다.
약 1조4000억원 규모(추정가격)의 이번 공사는 지난 5월 14일 공고를 통해 6월 16일~18일까지 입찰을 진행했으나 일부 건설사들이 가격 적정성 심사기준을 만족하지 못해 유찰됐다.
이후 한수원은 입찰금액 적정성 심사기준을 일부 변경한 새로운 방식의 입찰공고를 내고 8월 4일 재입찰을 실시키로 했었다. 그러나 아랍에미리트(UAE)가 5000MW(메가와트)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4기를 건설하는 공사 발주와 맞물리며 10월로 연기됐다.
신울진 원전 1·2호기 건설공사는 '한국표준형 원전 신형 경수로' 실적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특히 향후 국내 원전 발주가 최소 2년내에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 실적을 쌓을 기회가 별로 없고 곧 대규모 해외 원전 공사 발주도 예정되 이를 노리는 입찰 참여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까지 입찰 의사를 밝힌 컨소시엄은 △현대건설(지분 50%)·SK건설(26%)·GS건설(24%) 컨소시엄 △삼성물산(52%)·금호건설(24%)·삼부토건(24%) 컨소시엄 △대우건설(50%)·두산중공업(35%)·포스코건설(15%) 컨소시엄 △대림산업(60%)·경남기업(20%)·삼환기업(20%) 컨소시엄 등 모두 4곳이다.
이중 대림산업은 당초 삼성물산과 컨소시엄을 구성했었으나 지난 7월 독자로 컨소시엄을 꾸려 입찰에 참여키로 결정했다.
이번 공사 참여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신울진 원전공사 수주경쟁은 향후 원전 공사의 주도권을 누가 쥘 것인가 하는 싸움"이라며 "최저가 방식으로 수익이 남는 공사는 아니겠지만 실적을 위해 꼭 수주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수원은 30일 입찰에서는 입찰조건을 대폭 강화했다. 지난번 입찰에서 일부 건설사들이 공종별로 너무 낮거나 높은 금액을 투찰해 유찰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입찰에서는 발주자가 작성한 금액의 48%이하, 144%이상의 금액을 투찰하는 업체는 부정당업체로 제재하기로 했다.
한수원은 또 낙찰가를 공개하는 대신, 낙찰예정자만을 발표하기로 했다. 수주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저가낙찰이 불가피하고 이는 곧 해외 원전 수주 과정에서 국내 건설사에게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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