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소액대출 사업인 '미소금융'의 재원마련을 놓고 금융권이 삐걱대는 가운데, 저신용자 대출사업에 적극 나서는 저축은행이 있어 눈길을 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일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말부터 대출자와 투자자를 직접 연결하는 '팝펀딩(Popfunding)'사업을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팝펀딩'은 돈이 필요한 사람과 돈을 빌려줄 사람이 인터넷상에서 만나 직접 거래하는 일종의 '피투피(P2P)금융'이다.
대출자가 인터넷 게시판에 돈이 필요한 사연과 액수, 이자율을 상세하게 설명하면 이를 받아들인 투자자들이 돈을 모아 빌려주는 형식이다.
제일저축은행은 이 투자자들이 모은 예금을 담보로 대출자에게 무이자로 대출을 해주고 있다.
다만, 예금 계좌 제공에 따른 전산 및 인력 비용과 예보료를 충당하기 위해 수수료 2%만 취득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모은 예금은 팝펀딩 명의로 입금된다.
제일저축은행 관계자는 "솔직히 수익과는 거리가 먼 사업"이라며 "하지만 저신용자를 위한 혁신적인 사업이 될 것이라고 예상해 적극 지원키로 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내부전산시스템 연동과 문서관리에 따른 비용이 들기 때문에 대부분 시큰둥한 반응이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팝펀딩 지원을 부탁받았지만 거절했다"며 "솔직히 저신용자들이 많기 때문에 상환할지도 미지수고 기존에 없던 사업모델이라 모험적인 시도라고 판단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개인 신용대출 취급시 대출모집인한테만 주는 수수료가 2%"라며 "저축은행 입장에서 수익을 얻지 못하는데 굳이 나설 필요를 못 느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허진호 팝펀딩 대표가 대형저축은행들에게 사업 지원을 부탁했지만 대부분 난색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허진호 대표는 "직접 대형저축은행 관계자를 만나 사업 설명을 했지만 모두 거절했다"며 "제일저축은행의 경우 도와주겠다고 나서 우리로서는 매우 고마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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