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보험 설립 논란 '시계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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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2-1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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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보험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농협의 신경분리를 앞두고 부처간 의견 대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농협과 보험업계의 갈등이 날로 고조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여론의 눈치보기만 급급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0일 농림수산식품부와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농협보험 설립 문제를 오는 15일 국무회의에서 재논의할 예정이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농협보험을 설립하고 특정회사 상품을 25% 이상 판매할 수 없는 '방카슈랑스 룰' 적용 유예기간을 5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또 농협의 전국 1100여개 영업점과 4300여개 단위조합이 금융회사 보험대리점으로서 금융위원회의 규제를 받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10월 농협보험을 출범시키기로 했다가 생명보험업계와 손해보험업계의 반발이 거세게 일자 3일 차관회의에서 이를 백지화시킨 바 있다.

그러나 불과 1주일도 지나지 않아 다시 농협보험을 출범시키기로 입장을 바꿨다.

금융당국 역시 농협보험이 보험업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유지하다 유예기간은 줄 수 있다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9일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주최 오찬간담회에 참석해 "농협보험이 지금까지 (방카슈랑스) 25% 룰을 따르지 않다가 새로 적용받으려면 힘들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유예기간을 주는 것에 대해 관계부처와 논의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방카슈랑스 룰이란 은행이나 증권사 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팔 때 특정 보험사 상품 판매 비중을 25% 이하로 하고 판매 직원을 2명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다.

업계는 정부의 이같은 행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농협보험의 설립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특혜를 누릴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A보험 고위 관계자는 "농협보험 출범과 관련 보험업계는 공황 상태"라면서 "농협보험 설립과 규제안이 자고나면 바뀌는 탓에 요새는 아침에 신문보기가 두려울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B보험 관계자 역시 "농협에만 특혜를 준다는 것은 공정성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면서 "정부는 보험업계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협 측은 이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는 신경 분리를 추진하면서 농협보험 설립 문제가 불거졌을 뿐 농협 역시 불편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농협 관계자는 "우리가 먼저 원하지도 않은 농협보험 설립 문제로 이슈가 되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면서 "신경 분리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로 특별히 언급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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