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업무보고…‘속 빈 강정’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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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2-1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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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고용 관련 부처부터 시작…연내 마무리
예산안 처리 지연…2월 국회에 재차 보고할 판
“예산안 미확정, 정부 ‘내갈 길 가겠다’ 행태” 지적

서민, 고용 관련 부처를 필두로 내년도 업무보고가 지난 14일 시작됐다. 그러나 국회에서 예산안이 처리되지도 않은 상황이어서 업무보고가 실질적 업무대책의 마련보다는 이명박 대통령과 각 부처의 의사소통 차원에 머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참여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의원 측은 15일 “국회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는다고 해서 마냥 내년도 업무계획 수립을 늦출 순 없다”며 “업무보고를 연내 마무리할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 측은 그러나 “향후 예산안 확정여부에 따라 축소되는 사업이나 아예 폐지되는 사업 등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추후 2월 임시회에서 각부처는 또다시 확정된 예산안에 따라 업무보고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한 현정택 인하대 교수는 “업무보고는 구체적인 정부의 대책이 논의되기 보단 일종의 대통령과 부처간 소통의 의미”라며 “정부는 그 나름대로 기획단계에서 의견을 교환하는 정도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업무보고에서 구체적이거나 실효성을 담보한 대책 마련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는 4대 강 사업, 세종시 수정, 복수노조 유예 등 쟁점으로 인해 국회의 내년도 예산 심사가 난항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연내 업무보고를 마무리할 필요가 있는냐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이 대통령은 12월 18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 경제부처를 필두로 같은달 31일까지 모두 8차례에 걸쳐 정부부처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는 적어도 같은달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예산안이 통과된 후 이뤄진 것이다.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대통령이 국회 대립에 대해 근본적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내 갈 길을 가겠다’는 행태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현 교수는 “정치권에서 국회 예산안 처리 지연을 이유로 연내 업무보고를 마치는 것을 비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상당수 중앙정부가 보조·지원하는 지방세 집행이나 각종 정부 출연금 집행을 늦추는 것은 헌법을 준수해야 할 의원들이 자기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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