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름이 어새케도 이애해 주시길 바람니다.(발음이 어색해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리차드 힐 신임 SC제일은행장은 매일 점심시간을 줄여 연마(?)한 한국어 실력을 서툴지만 정감나게 구사했다. 은행 관계자는 "신임 리차드 힐 행장의 한국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다"고 전했다.
그래서일까. 힐 행장은 취임 기자회견 자리에서 한국에 대한 투자 규모를 큰폭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보험사 인수 의지도 내비쳤다. 젊은 영업(sale)맨 힐 행장의 공격적인 '한국 현지화' 행보를 예고 한 것이다.
그는 "스탠다드차타드 그룹 역사상 제일은행 인수는 가장 큰 '딜(Deal)'"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시장이 그룹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는 점을 거듭해서 강조하기도 했다.
신임 힐 행장은 데이비드 에드워즈 행장이 물러나기 1년전부터 재무이사 겸 부행장으로 일해오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공부를 해왔다. 준비된 행장인 셈이다.
데이비드 에드워즈 전 행장보다 10살이나 어린 젊은 신임 행장은 전 행장의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떠나는 행장'과 '배웅하는 행장'이 함께 기자회견을 하는 일은 이례적이었지만 잔잔한 감동을 남겼다.
기자간담회 직후, 힐 신임 행장은 에드워즈 전 행장과 기자와 함께 탄 엘리베이터 안에서 '행장님'을 발음하기 어렵다며 연신 '님'이라고 했다.
신임 힐 행장이 수익성에만 몰두하고 금융당국과 마찰을 빚는다는 세간의 비난을 극복하고, SC제일은행에 장밋빛 미래를 가져다 줄 수 있는 '행장님'이 되길 기대해 본다.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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