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 기후변화협정문 도출에 교두보 역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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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1-1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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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시작한 세계기후변화협약회의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번 회의는 오는 18일 세계 각국 정상들이 지구온난화에 대해 합의한 문안을 채택함으로써 끝날 예정이다. 이번 코펜하겐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는 세계의 주목을 끌기 충분했다.

우선 각국 정상들이 대거 참석한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국 정상들이 참석해 새로운 기후협약을 마련할 수 있는 모멘텀이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교토 의정서가 채택되던 1997년 당시에는 단 1개국 정상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그러나 회의 시작 전부터 법적 구속력을 갖춘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구체적인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치에 대한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견해차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선진국 중 유럽은 비교적 적극적인 자세로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자국산업 보호를 이유로 교토의정서에서 탈퇴했던 미국은 여전히 내부 갈등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중국ㆍ인도 등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에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큰 틀의 정치적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내년에도 타결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결국 작은 이익을 위해 서로 책임을 떠넘기다 인류의 파국을 자초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미국이 회의를 앞두고 미흡하지만 감축 목표치를 제시한 것도 고무적이다.

중국은 지난달 26일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단위 기준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40~45%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전체 배출량의 약 21% 정도를 차지한다.

지난 6월 미국의 하원 역시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까지 2005년 수준의 17%, 2050년까지 83% 감축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또 미국은 이번 회의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제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달 온실가스 감축 중기 목표치로 오는 2020년까지 2005년 대비 4%를 제시했다.  녹색성장에 있어 선도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한국이 이번 세계기후변화협정문 도출에 선진국과 개도국을 짓는 교두보적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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