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복건성-하문시) 한 폭의 동양화 그 곳에서 수백년 전 옛 사람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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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0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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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준성 기자) 수천년 숨겨진 대자연의 신비를 간직한 나라, 가깝지만 멀게만 느껴졌던 형제와 같은 나라 중국. 시간을 거슬러 수백 년 전의 현장과 역사의 흔적을 더듬으며 중국인의 진한 삶의 체온을 느꼈다.

중국 남동 연해지역에 위치한 하문시의 토루와 고랑서, 남평시 무이산의 천유봉과 구곡계는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대자연이 선물한 아름다움의 극치다.

토루는 수백 년 전 복건성의 전통가옥구조로 지금도 사람이 살고 있다. 고랑서는 주황색 별장지붕과 푸른 숲, 시원한 해변가, 하문시의 고층빌딩이 한 폭의 풍경화처럼 펼쳐지는 역사의 현장이다.

천상을 유람한다는 천유봉과 제2의 아마존강으로 불리는 구곡계는 지상 최고의 낙원으로 통한다.

역동적 삶의 태동이 피부로 느껴지는 중국의 자연 중 복건성의 하문시와 남평시 일대의 자연과 문화유적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사진설명) 고량서의 상징인 일광암에 올라서면 주황색 별장 지붕과 푸른 숲, 시원한 해변가, 하문시의 고층
  빌딩이 한 폭의 풍경화처럼 펼쳐진다.

수백년전 삶의 현장 '토루'
한국에서 비행기로 약 2~3시간 거리인 중국 복건성(福建省·푸젠성) 남동 연해의 하문시(廈門市·샤먼시). 1년내내 따뜻한 기후로 전세계 관광인들의 ‘베스트 휴양지’로 손꼽히는 아름다운 해변도시다.

쌀쌀한 서울의 12월 날씨만 생각했는데 중무장한 외투가 오히려 거추장스럽다.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항구도시라는 사실. 말로만 듣던 하문의 온화한 날씨를 온몸으로 느끼면서 비로소 중국에 왔다는 현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하문의 바닷가는 얼핏 서울의 한강과 비슷하지만 넓은 조선소와 큰 배들이 드나드는 엄청난 규모를 보면서 ‘역시 대단하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사진설명) 5행학설에 따라 지었다는 중국 복건성 전통가옥인 남정현
  토루. 하단의 원형은 600여년 전의 건축물로 지금도 황씨 집안 380여
  명이 살고 있다.
1544년 포르투갈에 의해 개방된 하문은 1980년에 중국 최초로 4대 경제특구로 지정됐다. 지금도 세계로 뻗어가는 중국 대외무역의 거점역활을 하고 있다.

하문은 복건성의 관광 중심지다. 맑은 날씨에는 바다건너 대만이 보일 정도다. 비행기로 1시간이면 관광명소 무이산(武夷山·우이산)을 만날 수 있다.

천유봉과 구곡계의 대자연을 품은 무이산은 하문의 쇼핑과 함께 최고의 관광코스로 손꼽힌다. 하문에 들어서면 총길이 31km에 달하는 황금해안선의 낭만을 체험할 수 있다.

하문의 첫 관광코스는 전용버스로 3시간 거리의 복건성 전통가옥구조인 남정(南靖·난징) 토루(土樓)다.

700년 전의 가옥에 후손들이 대대로 이어져 현재까지 살고 있다면 믿기 어려울 것이다. 실제로 존재하는 역사의 현장을 찾아봤다.

토루를 보러가기까지 굽이굽이 올라간 산 길은 대관령을 뺨칠 정도로 가파르고 험악했다.

토루에 살고 있는 사람은 한족의 한 갈래인 객가인(客家人)으로 객가어를 사용하고 상인기질이 강한 특징을 갖고 있다.

토루는 수백년 동안 객가인들이 대대로 살고있는 고향이자 복건성의 관광자원이다. 짧게는 30여년에서 길게는 700여년 전의 건물들이 지금도 남아있다.

토루는 지진과 같은 천재지변에도 무너지지 않았던 점에서 학계와 건축계 등에서 주목하고 있다.

원형 토루 중 큰 것은 높이 20여m에 지름 100여m, 둘레 260여m로 웅장한 외관을 자랑한다. 출입문은 1개다. 3층 이상부터는 작은 창문을 낸 형태로 높은 곳에서 보면 마치 자동차 타이어나 올림픽 주경기장 같은 모양새다.

과거 외적의 침입이 많았을 때는 출입문을 봉쇄하고 창문을 통해 활을 쏘면서 저항했다고 한다.

일행이 찾았던 곳은 황씨집안 대가족 380여명이 살고 있다는 토루로 1층은 주방, 2층은 창고, 3층은 침실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각 층마다 20여개의 방과 마당 중앙에는 사당과 학당, 서재, 조당, 우물 등을 갖추고 있었다.

토루 안에서는 3대가 지난 사람들끼리 혼사가 가능했다. 결혼식도 토루 안에 있는 조당에서 덕망있는 연장자의 주례하에 치렀다고 한다.

토루는 말그대로 하나의 작은 사회인 셈이다.

외부에서 보면 폐쇄적이지만 안에 들어가 보면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훈훈한 인간관계와 화합을 중시하고 학문과 예의를 숭상했던 전통들은 내부 구조와 시설들이 잘 말해준다.

현지 안내원은 “당시 이곳에 여러 민족이 살고 있었는데 서로 충돌이 심했고 외적의 침입이 많았을 뿐만 아니라 현지 정권의 통제 능력도 부족했다. 대다수 객가인들이 안전책으로 토루와 같은 주거공간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토루 형태가 원형, 타원형, 사각형인 것은 5행학설을 기반으로 했고 중국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라는 관념을 갖고 있다”며 “원형은 같은 씨족끼리 모여 사는 단결정신과 외부침입에 함께 맞서는 심리적 효과를 가져다 준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인근의 원수야오. 주변 배경이 낭만적이어서 영화촬영지로 인기다.

중국 무술영화에서 흔히 봤던 배경들이 눈에 띈다. 거리마다 나지막하게 들리는 음악과 전통의상의 여인이 강가 나루터에 앉은 모습은 그 자체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했다.

젊은이들이 걸어서 데이트하기에 최고의 장소로 꼽힌다.

주택지 인근에 잔잔히 흐르는 강, 숲으로 우거진 산, 강 옆에 평평한 돌로 다진 산책길 등은 원수야오의 빼어난 정취를 뽐내기에 충분했다.

   
 
  (사진설명) 여객터미널 부근의 붉은색 기둥 등대가 고량서의 어둠을 밝히듯 항구도시 하문의 전형적인 풍경
  을 보여주고 있다.

천혜의 자연경관 '고랑서'
하문시에서 최고의 관광지를 꼽는다면 단연 고랑서(鼓浪屿)를 빼놓을 수 없다.

고랑서는 하문시 남서쪽 방향으로 약 700m 떨어진 작은 섬이다. 옛날부터 밀물 때 암석을 치는 파도소리가 마치 북치는 소리와 비슷해 ‘고랑석(鼓浪石)’이라고 불렸다.

자연경관이 빼어나 1900년대초부터 외국인들이 많이 살았다. 현재 다양한 서양식 건축물과 각국의 영사관 흔적은 오랜 역사 속의 풍상고초를 말해주는 좋은 대목이다.

과거 고랑서에 살았던 외국인들은 인구 1만명 기준으로 600여대의 피아노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음악을 즐겼던 것으로 전해진다.

피아노의 섬, 음악의 고장으로 불리는 고랑서는 산을 빌려 바다를 감추는 특이한 건축방식의 숙장화원 덕분에 해상화원으로도 유명하다.

고랑서를 제대로 구경하기 위해서는 걷는 것이 최고다. 구불구불한 길과 우거진 숲이 많아 다른 이동수단을 이용할 수도 없다.

실제로 고랑서에는 환경 보호를 위해 관광용 전동차와 경찰차 이외에는 차량을 찾아볼 수 없다. 자전거도 금지령을 내렸다고 한다.

고랑서의 상징인 높이 100여m의 일광암에 올라서면 주황색 별장지붕과 푸른 숲, 시원한 해변가, 하문시의 고층빌딩이 한 폭의 풍경화처럼 펼쳐진다.

맑은 날씨에는 멀리 대만의 섬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케이블카를 이용해 고랑서의 진풍경을 관망할 수 있고 유람선이나 보트를 통해서도 하문시의 낭만을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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