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얼굴 벌개져서 나오는 거 안 보입니까?"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7층 소회의실. 대우건설 풋백옵션 처리를 놓고 채권단과 3시간 넘는 회의를 마치고 나온 한 재무적투자자(FI)의 말이다.
그는 "지분 인수 가격과 출자전환 문제 등 합의된 사항은 하나도 없다"며 "이게 어디 그렇게 쉽게 합의될 일이냐"고 되 물었다.
대우건설 풋백옵션 가격 처리를 놓고 채권단과 FI들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3시간 넘게 이어진 이날 회의에서 가장 많이 들린 단어는 "최대한 빨리"와 "1만8000원".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은 '최대한 빨리' 금호산업의 워크아웃을 추진하고 경영정상화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FI들은 '1만8000원'이라는 가격은 터무니없다고 맞섰다. 이날 열린 2차 회의에 앞서 FI들은 지난 11일 자체적으로 협상안을 내놓기 위해 자체적으로 회의도 했지만, 결국 지분 인수 가격차를 놓고 채권단과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은 오는 20일까지 대우건설 FI보유지분 매각에 합의하지 못하면 금호산업의 워크아웃을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다음주에 한 차례 더 논의하기로 했지만 이제 막바지라고 생각한다"며 "합의를 더 이상 늦출 수 없으니 FI들이 협의에 응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음주 무조건 합의를 이뤄야 금호산업 워크아웃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하지만 FI들은 주당 1만8000원의 매각가격을 받아들일 수 없고, 산업은행이 기존에 제시한 방안(3만2000원과의 차액만큼 무담보채권으로 주는 것)에 대해서도 결정난 바 없다고 못박았다.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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